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미국 정부가 서방의 대 이란제재 해제 하루 만인 17일(현지시간)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연루된 기업과 개인에 대해 새로운 제재 조치를 취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성명을 내고 신규 특별제재대상(SDN) 명단을 공식 발표했다. 대표적인 제재 대상은 아랍에미리트(UAE)에 본부를 둔 '마부루카 무역'과 이 기업의 소유주인 후세인 포나그쉬밴드로, 탄도미사일 핵심 부품인 탄소섬유 개발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업의 중국 및 UAE 자회사와 더불어 이란인 5명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는데 새로 제재대상에 오른 이란인 5명 가운데 3명은 북한과 미사일 개발을 협력한 의혹을 받고 있다.
OFAC에 따르면 2005년 특별제재대상에 지정된 이란의 군수기업 샤히드 헤마트 산업그룹(SHIG) 임원 사예드 자바드 무사비는 유엔과 미국의 제재 대상인 북한 조선광업개발회사(KOMID) 직원들과 직접 협력해왔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이란의 장거리 유도미사일 '에마드' 발사가 안보리 결의 1929호에 대한 위반으로 결론났음에도, 이란이 같은 해 11월 다시 중거리 탄도 미사일 '가드로-110'의 발사 실험을 강행하자 신규 제재를 준비해 왔다.
미국의 신규 제재는 핵합의에 따라 핵개발 의혹과 관련된 제재는 해제하더라도 미사일 등 다른 활동에 대해서는 제재를 유지하고, 또 언제든 추가 제재도 부과하겠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이란은 미국의 미사일 추가 제재 움직임에 반발해 왔다. 그러나 이번 신규 제재가 큰 틀의 핵 관련 제재 해제 및 양국 관계 개선에는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대 이란 신규 제재와 관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확장해왔지만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만드는데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길을 봉쇄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이를 중동에서의 다른 전쟁 대신 외교를 통해 성취했다"며 "이러한 일들은 우리가 힘과 지혜를 가지고 주도할 때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한 "우리는 이란 핵합의의 결과에 따라 이란은 핵폭탄을 손에 넣을 수 없을 것이며 중동과 미국, 세계는 더욱 안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 이란 정책과 관련해 이처럼 자신감을 나타낸 것과 달리 마이클 매콜(공화·텍사스) 미국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은 핵합의에 따른 이란 제재 해제가 "결국 테러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매콜 위원장을 비롯한 공화당 지도부는 그동안 이번 핵합의가 궁극적으로 이란의 핵개발을 막지 못한다며 제제 해제에 강력히 반대해 왔으며, 앞으로 제재를 전면해제하는 과정에서 제동을 건다는 방침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