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핵무기 관련 경제·금융 제재가 전면 해제돼 국제사회로 복귀한 이란을 국빈 방문한다. 오랜기간 이란에 공을 들여온 중국이기에, 대규모 경제협력방안이 합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은 오는 19∼23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이들 세 나라를 국빈방문한다고 신화통신이 18일 전했다. 올해 들어 처음 이뤄지는 시 주석의 외국 순방이다. 2013년3월 국가주석 취임후 매번 첫 해외순방지로 아프리카를 택해왔지만, 올해는 중동 3국을 첫 순방지로 잡았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이뤄질 때 중국은 이란과의 관계를 강화해왔다.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을 둔 시 주석과 로하니 대통령은 취임 이래 여섯번이나 만나며, 경제와 안보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해왔다. 때문에 이번 시 주석의 이란방문이 국제적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양국 교역액은 2014년 518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31.5% 증가한 수치다. 이란 역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창립 회원국으로 가입했고, '일대일로'에도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다. 양국은 이미 에너지, 고속철, 고속도로, 건축자재, 경공업, 통신, 전력, 기계 등을 중점적인 협력 분야로 꼽고 있고, 세계 2위 매장량을 자랑하는 이란의 풍부한 천연가스를 육로를 거쳐 중국까지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시 주석의 중동 순방은 사우디와 이란이 국교단절까지 선언할 정도로 극심한 갈등을 겪는 가운데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최근 들어 중동의 각종 분쟁사태에 적극적인 개입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해 7월 타결된 이란핵 문제는 물론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시리아 내전 등 각종 중동문제에서 열정적인 중재활동을 벌이며 '해결사' 소리까지 듣고 있다.
중국의 이런 중동개입 행보는 미국이 중동에 치중했던 군사·외교적 자원을 아시아로 재분배한다는 개념의 아시아 중심축 이동 전략에 속도를 내며 '중동 출구전략'을 본격화한 상황과는 대비된다. 시 주석의 새해 첫 순방외교가 중동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미국의 영향력 감소로 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이번 순방에서 반(反)테러 문제도 비중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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