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예년만 못한 것은 각종 지표를 봐도 아는 사실이다. 다만 그 배경을 면밀히 살펴보면 한국 경제가 저성장을 탈출하기 위한 해법을 중국에서 찾을 수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중국 전략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존 밀어붙이기식 방식으로는 중국 시장을 공략할 수 없다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전략이 속도에서 안정성으로 변화된 만큼 우리도 여기에 맞는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개소식에 한국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자리에서 한국과 중국이 앞으로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중국이 수출에서 내수로 경제정책 중심이 이전하면서 한국에게도 기회가 되고 있다”며 “가전이나 화장품, 농산물 등 일부 제품은 한국이 경쟁력 우위에 있으며 중국 시장을 파고들 여지가 많다”고 진단했다.
유 부총리 발언은 우리 정부가 앞으로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동등한 입장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존 중국 전략이 무작정 진입을 원칙으로 삼았다면 향후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철저한 분석과 치밀한 계획으로 접근해야 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중국 경제가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 경제가 놓쳐서는 안 될 ‘기회의 땅’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KIEP는 오는 2020년 중국 소비시장 규모가 9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KIEP는 “가공무역 중심의 대중수출에서 벗어나 소비재 수출을 늘려 중국 내수 시장을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며 “중국에 대한 기회 및 위험 요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대응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우리 기업들도 정부가 추진하는 중국 전략의 새 판을 짜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이미 화장품으로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 중이다. 제조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발 빠르게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올해 한국과 중국 경제에 상당한 변화를 줄 요인으로 꼽힌다. 양 국가 모두 FTA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민간경제연구소 한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 중국 수출과 관련한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중국경제가 둔화하고 있다고 움츠리는 것보다 이를 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긍적적”이라며 “특히 FTA 발효 시 내수용 수출도 관세면제가 되는 부분을 잘 활용하면 우리 기업 입장에서 상당한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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