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 쯔위(周子瑜)가 대만국기를 흔드는 장면을 폭로해 대만 독립주의자로 몰아세운 대만 출신 가수 황안(黃安·53)이 대만의 '공공의 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는 24일 타이베이 시청에 모여 황안을 규탄하는 반(反) 황안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현재 페이스북에서 시위에 참석의사를 밝힌 누리꾼은 1만여명에 달하고 있다. 관심을 표한 누리꾼들도 5만명이 넘는다.
현재 대만 인터넷에서 누리꾼들은 그를 '모함꾼', '이중스파이'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황안은 본래 대만 출신이지만 친중파 대표 가수로 꼽히고 있다. 특히 대만인들은 그가 당초 대만에서 태어나 가수 생활을 시작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 분노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황안은 내달 3일 대만을 방문해 쯔위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한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일각에선 그의 대만 방문조차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올 정도다.
중국 본토에서도 황안이 중국과 대만 양안간 대립을 촉발했다며 비난이 일고 있다. 진보 성향의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는 "모함꾼 황안이 양안의 정치적 상호 신뢰를 파괴했고, 16살 소녀를 정치적으로 박해했으며, 양안의 민간관계를 악화시켰다. 그 죄는 백번 죽어도 면할 수 없다"며 "양안 민간교류의 천고의 죄인"이라고 질타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 쯔위 사건이 대만의 반중 정서를 고조시켜 양안관계에 악재가 될 것을 우려하며 관영언론을 동원해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황안은 쯔위가 우리나라 방송프로그램 녹화 도중 태극기와 대만(중화민국)의 청천백일기를 흔든 장면을 폭로하며 쯔위를 '대만 독립분자'라고 몰아세웠다. 이로 인해 중국 누리꾼들이 발끈하고 쯔위가 소속된 걸그룹의 중국 스케줄이 취소되는 등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졌다.
이에 쯔위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쯔위가 “중국은 하나밖에 없다”고 말하며 고개 숙여 사죄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 등에 올렸다.
이에 이번엔 대만 내에서 황안은 물론, 쯔위를 강제로 사과토록 한 중국에 대한 반감이 커지는 등 이번 사태가 정치적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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