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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베르트 자프케 [사진=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 박물관 ]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70년이 지났지만 독일은 여전히 2차 대전 당시 전쟁 범죄 행위에 대해서 통렬하게 반성 중이다.
BBC는 독일 검찰이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한달간 병원 잡역부로 일한 나치 친위대 출신 95세 노인을 살인 방조한 혐의로 내달 재판에 세운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소당한 후베르트 자프케(95)는 지난 1944년 한달 간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최소 3681명을 죽인 대량 학살을 방조한 혐의로 내달 재판에 선다. 재판은 다음달 29일(현지시간) 독일 북동부 노이브란덴부르크의 법원에서 열리며 검찰측 대변인은 자프케가 수감되지 않고 현재 집에서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자프케는 지난 1944년 8월 15일부터 9월 14일까지 약 한달간 악명높기로 유명한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수용소에서 병원 잡역부로 근무했다. 그가 근무했던 시기에 '안네의 일기' 주인공인 안네 프랑크가 비르케나우 수용소에 도착했었다고 BBC는 전했다.
나치는 아우슈비츠에서만 110만명 이상을 죽였으며 이들중 대다수는 유대인이었다.
검찰측은 아우슈비츠의 다른 나치 친위대원들과 마찬가지로, 자프케가 수용소 내부에서 대량학살이 일어난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본다. 기소장에 따르면,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수용소 내 의료 구역에는 가스실이 있었고 자프케가 있었던 한달 간, 수용자 30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의료진은 수용자를 치료하는 게 아니라 가스실로 보내는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당시 병원 잡역부였던 자프케가 대량 학살을 방조했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로스토크 법원이 임명한 정신과 의사는 상담을 통해서 자프케가 재판에 서도 될 만큼 정신이 또렷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13살에 히틀러 유겐트에 가입한 뒤 6년 후에는 나치 친위대원이 됐다. 지난 1948년 폴란드 법원은 나치 친위대원으로 복무한 혐의로 자프케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독일 법원은 지난해 오스카 그뢰닝이라는 94살의 남성에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최소 30만 명의 학살을 도운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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