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경기둔화, 중국 증시 급락 등에 중국 인민은행이 새해부터 분주하다. 18일 또 다시 550억 위안(약 10조1000억원)의 돈보따리를 풀었다. 이번엔 단기유동성조작(SLO)을 통해서다.
상해증권보(上海證券報)는 인민은행이 18일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에 SLO을 실시해 3일 만기, 금리 2.10%에 550억 위안의 단기 자금을 시장에 수혈했다고 19일 보도했다.
SLO는 일시적으로 은행 자금줄이 메말랐을 때 사용하는 유동성 공급 수단으로 최근 중국 증시 급락에 따른 시중 유동성 위축, 중국 성장률 둔화 등에 따른 충격 등을 감당하기 위한 일시적 자금 공급으로 해석됐다. 인민은행은 중국 증시가 폭락해 연내 저점을 찍었던 지난 8월 말 무려 세 차례나 SLO를 실시, 총 3400억 위안의 단기 유동성을 시장에 주입한 바 있다.
새해가 밝은지 3주가 채 되지 않았지만 인민은행은 이미 수 차례 지갑을 열었다. 역(逆)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으로 지난 5일 1300억 위안, 7일 700억 위안, 12일 800억 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한데 이어 19일에도 1550억 위안 추가 수혈을 선언했다.
이와 함께 인민은행이 올해 첫 기준금리 혹은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카드를 곧 꺼내들 것이라는 시장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자금수요가 급증하는 춘제(春節·음력설) 전에 추가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게 시장 중론이다.
중국 제조업 경기는 위축 국면을 지속하고 국가통계국이 19일 공개한 지난해 성장률도 25년래 처음 7%를 밑돌며 6.9%에 그쳤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4%의 낮은 수준을 보이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증폭시킨 것도 추가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도록 재촉하는 분위기다.
중국 증시의 하락세에 확실한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 것도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계속된 폭락장에 3000선 붕괴됐고 18일 마감가는 2913.84에 그쳤다.
이 외에 인민은행은 환율 안정을 위해서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달 인민은행은 외화 유출에 따른 역외 위안화 환율의 급격한 가치 하락, 이에 따라 벌어진 역내외 환율 격차를 인위적인 개입을 통해 줄였다.
하지만 약발이 오래가지 않자 17일 역외 외환시장 참여은행의 역내 위안화 계좌에 대한 지준율 도입도 선언했다. 일정 비율의 위안화를 예치하도록 함으로써 위안화 매도 물량을 줄이고 역외 위안화의 빠른 평가절하를 막겠다는 의도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은 18일 '성부(省部 장·차관)급 지도자 회의'에 참석해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시 주석은 "중국은 발전을 향한 중요한 기회의 시기에 들어섰으며 경제 펀더멘털이 여전히 단단하다"고 밝혔다. 또 창조혁신·협력·녹색(친환경)·개방·공유 등 중국의 신(新)발전 이념과 샤오캉(小康·누구나 잘 먹고 잘 사는 중산층) 사회 완성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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