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이정주 기자 = # 최근 서울 모처로 거주지를 옮기게 된 직장인 김모씨는 '금융상품 한 눈에' 사이트에 접속해 각 은행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비교했다. 금리방식과 상환방식, 월평균 상환액 등을 꼼꼼히 따져 대출을 받은 김씨는 첫 새집 마련에 성공했다. 김씨는 '페이인포' 사이트에도 접속해 그 동안 중구난방이었던 전기세, 관리비, 통신비 등 각종 자동납부 서비스를 주거래 은행 한 곳으로 모았고, '금융주소 한 번에' 서비스를 통해 모든 거래 금융회사에 등록된 자신의 주소를 새 주소지로 일괄 변경했다. 또한 새롭게 자금을 모아보자는 의미로 '보험다모아'에 접속, 이율이 비교적 높은 온라인 전용 저축성보험 상품을 선택해 가입했다.
'금융상품 한 눈에' '금융주소 한 번에' 등은 금융당국이 최근 출시한 온라인 금융거래 서비스들이다. 특히 이 서비스들은 기존 은행 창구를 통해야만 가능했던 각종 금융거래들을 온라인화하고, 이를 통해 절감되는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구축한 핀테크 선순환 구조의 대표적 사례다.
◆ 상품 비교도 가입도 변경도 모두 '온라인으로'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다모아는 18일 24시 기준으로 총 35만6050명이 방문했다. PC 접속은 23만2643명(65.3%), 모바일은 12만3367명(34.6%), 기타 40명 순이다. 이달 출범한 '금융상품 한 눈에' 역시 같은 기간 22만999명이 방문자 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출범한 지 한 두 달 밖에 되지 않은 초기단계이지만, 비교적 성공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이 출범시킨 온라인 서비스들은 직접 은행 창구를 찾아야만 했던 소비자들의 불편을 크게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험다모아의 경우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전 보험사의 보험료를 한 번에 비교할 수 있으며 온라인 전용 상품을 해당 사이트에서 직접 가입하는 경우에는 설계사를 통한 가입보다 최대 15%까지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보험다모아 출범으로 보험사들은 설계사 채널보다 저렴한 온라인 전용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이 직접 찾아 나서는 서비스인 만큼 금융회사간 경쟁을 촉진시키는 효과도 가져오고 있다.
다만 현재 보험다모아 사이트의 보험료 비교 기준에 개인별 특성이 적용되지 않아 세부적인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은 올 상반기까지 이를 적용한 보완 시스템을 마련키로 했다.
전 금융권의 상품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이는 '금융상품 한 눈에'도 출시 첫 날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1위로 떠오르는 등 금융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해당 비교공시 사이트에서는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연금저축 등 다양한 금융회사의 상품을 온라인상에서 직접 비교해볼 수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 18일 선보인 '금융주소 한 번에' 서비스 역시 소비자들의 편의성 제고를 중점으로 둔 서비스다. 기존에는 금융회사에 등록된 주소를 변경하려면 일일이 연락해야만 했지만, 앞으로는 한 금융회사에서 주소 변경을 신청한 경우 타 금융회사까지 변경내용이 반영된다.
금융권은 이 같은 서비스로 인해 소비자들의 편의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우편물의 오배송 등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내놓는 '한눈에·한번에' 시리즈에 금융권 안팎이 주목하는 이유다.
◆ 온라인 전성시대…구조변화 불가피
본격적인 '클릭금융시대'는 올 하반기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도입된 서비스 외에 온라인에서 전 은행권에 있는 본인 명의의 계좌를 한꺼번에 조회하고 해지까지 할 수 있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가 하반기 도입되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이 선보인 계좌이동제(페이 인포)가 자동이체 정보를 자동전환해 주는 서비스라면, 계좌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 인포)는 은행에서 잠자고 있는 휴면계좌까지도 쉽게 해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그 동안 버려졌던 휴면 계좌 또는 장기 미사용 계좌들을 온라인에서 한 번에 정리하면서, 금융소비자들은 은행 창구를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고 은행 입장에서는 이를 유지 및 관리하기 위해 사용됐던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여기에 온라인상에서 대출이 가능한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출범한다면 금융권의 혁신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들의 금융거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만큼, 금융회사들은 온라인 시스템의 고도화를 위해 보안 부문을 강화하는 등 구조적 변화를 단행해야 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술발전으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 되면 인력은 물론 조직 자체의 변화와 함께 구조조정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은행의 실적 하락과 기술 발전 두 가지가 겹쳐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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