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홍콩 H지수 ELS 손실에 속타는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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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2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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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중국 본토 주요 상장사로 이뤄진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에 2015년 4월 고점에 거액을 투자했는데 후회막급입니다. 그냥 버티는 게 답일까요. 너무 힘이 드네요."

연초 중국 증시 급락에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H지수가 8000대까지 내려앉으면서 원금손실(녹인) 구간에 진입한 상품이 속속 나오고 있어서다.

H지수는 지난해 ELS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기초자산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H지수 ELS 규모는 46조3000억원으로 전체 ELS 발행 규모의 60%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1만4000대로 고점을 찍었던 H지수는 추락을 거듭해 이달 20일 종가 기준 8015.44까지 떨어졌다. 이날 장중 한때는 8000선이 붕괴되며 7915.17포인트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8일 기준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H지수 ELS(공모형·원금비보장형)는 281건이다. 발행금액 기준 3526억원 수준이다.

녹인구간에 진입했다고 해서 곧바로 손실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발행 후 3년째인 만기 시점에도 일정 가격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투자자는 지수 하락폭 수준의 원금 손실을 보게 된다.

유안타증권은 H지수가 7500~8000일 경우 1조6852억원, 7000~7500의 경우 2조2775억원, 6500~7000의 경우 3조6268억원의 원금손실을 가져올 것으로 분석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ELS 물량은 지수 1만4000선 이상에서 모집된 일부로, 물량이 집중된 위험지수대는 6000~6500선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미 바닥권에 있는 H지수가 또다시 절반 가까이 폭락할 가능성이 적어 전보다 투자매력이 높아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증권사들이 H지수 ELS 발행을 재개했을 때와 비슷하다.

그러나 지난해 말 9661.03을 기록했던 H지수는 최근 8000선을 위협받는 상황이 됐다. 당분간 중국 경제와 금융 시장에 대한 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중국 상장기업의 올해 예상 수익 대비 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중국 증시의 추가하락 가능성을 예고했다.

주식투자는 기본적으로 개인의 판단과 책임 아래 이뤄지지만 가입을 권유한 증권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투자를 결정하는 투자자에게도, 상품을 추천하는 증권사에도 더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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