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구글의 짝퉁’으로 불리고, 리옌훙(李彦宏) 자신조차 “중국의 구글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을 정도니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초창기 보잘 것 없던 이 기업이 이러한 예측을 비웃으며 세계 인터넷 시장을 선도하는 공룡기업으로 성장했다.
바이두는 2010년 페이스북에 이어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회사로 꼽혔다. 2011년 미국의 페이스북과 우리나라 삼성 등의 글로벌 기업을 밀어내고 225억 달러(약 25조)의 브랜드 가치를 평가받으며 글로벌 100대 브랜드 중 29위에 올랐다. 당당하게 글로벌 기업에 안착한 것이다.
리옌훙은 중국 젊은이들에게 살아 있는 우상이다. 바이두 설립연도는 2000년, 리옌훙의 나이 고작 31세였다.
바이두는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다. “한 가지 일에 미쳐야 남들이 해내지 못한 것을 할 수 있다”는 단순한 집중은 그의 좌우명이다.
중국에서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밟은 그가 바이두 창업에 뛰어든 이유는 인터넷이 미래에 가장 큰 가치를 가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창업 초기 비교적 젊은 나이에 힘든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은 것도, 석사 이후 컴퓨터공학 박사학위 과정 입학 통지서까지 받았으나 이를 과감히 버린 것도 그의 그런 강한 신념이 이끌었다. 이어 개발자의 꿈을 안고 실리콘밸리 회사에 들어간 것도 마찬가지다.
리옌훙은 늘 강조한다. “목표를 정했으면 바로 행하고, 시류에 흔들리지도 동요하지도 말라”고.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우후죽순 생겨날 때 검색 사업에만 매달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그의 ‘전매특허’다. 직장 내에선 ‘평화’와 ‘평등’을 매우 중시한다.
바이두는 직함 대신 중국어 이름이나 영어 이름을 부른다. 바이두에서 그는 ‘사장님’이 아닌 ‘로빈(Robin)’으로 통한다. 대화나 회의 도중에 누구나 그의 말을 중도에 끊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다. 물론, 그의 의견에 대해서 반박할 수도 있다.
‘알리바바의 절대권력’ 마윈(马云) 회장과는 다른 면모다. 그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통해 회사의 조직문화를 강한 경쟁력으로 이끌고 있다.
현실과의 적당한 타협엔 절대 용납지 않는 결단력도 장점이다. 리옌훙은 “직장에서 안정적으로 수입을 얻으면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지 않으려는 직원은 당장 바이두를 떠나라”고 할 정도로 도전을 중시한다.
바이두는 더 이상 중국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사업영역은 세계무대로 향하고 있다. 그리고 성공을 위한 무한질주 본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인간이 가장 평등하게 정보를 얻도록 하겠다”는 바로 리옌훙의 '사명감'이 바이두를 인도하고 있다.
앞으로 15년, 아니 50년 뒤에도 리옌훙의 사명감이 계속 지켜질 것이란 사실에 이견을 보이는 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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