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장슬기·이정주 기자 = 온라인을 통한 금융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금융소비자들의 편의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영업점이나 은행텔러·설계사의 규모는 점점 축소되고 있다. 대면거래의 비중이 줄어드는 만큼 금융사 입장에서도 이를 축소하고 비대면거래 중심의 운영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 은행 점포수·임직원 수도 감소세
20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의 점포 수는 지난 2014년 말 7513개에서 지난해 9월말 7463개로 줄었다. 주요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2013년 말 1207개에서 지난해 말 1138개로, 신한은행은 943개에서 899개, 우리은행 989개에서 956개, KEB하나은행이 980개에서 934개로 모두 줄어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비대면거래 고객의 확대로 오프라인 채널의 입지가 줄어들면서 지점 축소 및 통폐합 등이 이뤄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 같은 변화는 보험업계에서도 나타난다. 같은 기간 생명보험사의 대리점 수는 3252개에서 3096개로, 손해보험사도 1만938개에서 1만583개로 각각 줄었다.
대면거래를 할 수 있는 점포나 대리점 수가 줄어드는 만큼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 특히 은행의 경우에는 임원 수를 크게 줄여 군살빼기에 돌입했다. 국내 은행권의 임원 수는 지난 2014년 말 391명에서 지난해 9월 말 319명으로 줄었다.
보험사의 경우에는 임직원은 물론 전속 설계사의 수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간 생명보험사의 임직원 수는 2만8133명에서 2만7532명으로 줄었고 전속 설계사는 12만5309명에서 12만203명으로, 등록 설계사는 13만2900명에서 12만9442명으로 줄었다.
손해보험사 역시 임직원은 3만3256명에서 3만2708명으로, 전속설계사는 8만2504명에서 8만269명, 등록설계사가 15만6958명에서 15만5770명으로 각각 줄었다.
이렇다보니 기존 채널과 온라인 채널과의 갈등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 보험설계사들은 온라인 채널인 '보험다모아' 폐지를 주장하는 집회를 예고하기도 했다. 보험다모아 출범이 보험설계사들의 생존권을 크게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집회를 예고한 김진억 보사모 카페 대표는 "보험설계사들의 의견은 구하지도 않고 보험사만을 위한 정책과 제도가 생겨나고 있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며 "설계사와의 상담 없이 보험다모아로 상품을 거래하면 불완전판매도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금융소외계층 위한 대비책 마련돼야
채널간 갈등에 이어 금융서비스 이용의 양극화 현상도 발생한다. 상대적으로 온라인에 취약한 노년층이 금융소외계층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조사한 금융이해력 점수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다문화를 제외하고 18~29세부터 40대까지 금융이해력 점수가 상승하다가 50~64세부터 금융이해력 점수가 하락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층 50~64세의 경우에는 금융이해력 점수가 더욱 낮았다.
온라인 채널이 활성화 될수록 이들이 넘어야 할 금융권의 진입 장벽은 더욱 높아진다. 실제로 오프라인 금융거래를 고수하는 노년층의 경우 금리나 상품 비교 부문에서도 비교적 혜택을 덜 받을 수밖에 없다.
최근 은행들이 출시하고 있는 예적금 상품의 경우 온라인 전용으로 가입했을 때 우대 금리를 받을 수 있으며, 보험상품의 경우에도 설계사를 거치지 않은 온라인 전용 상품의 보험료가 훨씬 저렴하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노년층을 위한 특화채널이 마련돼야 양극화를 줄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빨라지고 있는 만큼 이미 노년층을 위한 특화상품 또는 시니어 전용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금융회사들도 있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박사는 "온라인 금융은 소비자의 편익 향상을 위해 모바일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기술의 발달로 인한 판매인력 축소 등 구조 변화는 금융권이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IT기기 사용계층에 따라 금융 접근성에서의 양극화 문제가 나타날 수 있지만 노년층을 위한 새로운 전략, 새 비즈니스 모델 등이 출범하면서 이들을 위한 대비책이 어느 정도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