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운 짙어지는 한국 해운업계...중국은 해외로 경쟁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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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2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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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신화사 ]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한국 해운업계에 드리워진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 사상 최악의 불황 속 물동량 감소, 운임 하락에 따른 수익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선사의 경영난을 해소해줄 정부의 자금지원 가능성도 요원하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거대 선사들이 초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강자 중심으로 이합집산하며 경쟁력 저하로 신음하는 국적 선사에 또다른 위기를 안기고 있다. 반면 중국 선사들은 동맹을 통한 몸집불리기와 함께 대규모 해외 투자를 이어갈 전망이어서, 한국 선사의 경쟁력이 급속도로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세계 화물 물동량을 나타내는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19일(현지시간) 전거래일보다 6포인트 하락한 36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1984년 이후 30여년래 최저치다. BDI는 지난 13일 400포인트대가 무너진 이후,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벌크선 시황의 끝없는 약세행진은 국제유가 하락과 선박 과잉공급이 원인이다.

현재 국내 선사들은 전세계 물동량 감소와 운임 하락으로, 수익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자체 구조조정으로 2014년 이후 조금씩 실적이 개선되는 듯했지만, 높은 부채에 따른 이자를 상환하기도 힘들어 투자 여력은 제로인 상태다. 해운업계가 정부의 유동성 지원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정부는 부실기업을 계속 지원하는 것이 구조조정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해운업 회생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는 지난달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핵심 대상으로 12억 달러 규모의 선박펀드를 만들어 해운산업 지원에 나섰다. 단 부채비율을 400%로 낮추라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양대 국내 선사는 부채비율 감축을 위해 추가 구조조정에라도 나서고 싶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현대 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이 어려운 만큼, 부채를 축소하려면 자산 매각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많은 자산매각을 통한 구조조정 노력에도 수익성 저하가 이어져 부채 비율 감축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일본, 독일 등은 자국 해운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대대적인 금융지원에 나서, 글로벌 국적 선사들은 나름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올해 중국 차이나쉬핑과 합병을 앞둔 중국의 대표 해운선사 중국원양운수집단(COSCO‧코스코)은 중국항만건설총공사(CHEC)와 함께 스리랑카 남부의 함반토타 항구에 신규 조선소 건설을 타진 중이다. 

앞서 코스코는 지중해 해운 요충지인 그리스 피레우스 항구 인수에 나섰다. 코스코는 지난 12일 피레우스 항구 매각에 단독 입찰해 총 7억 유로를 투자, 피레우스 항구 지분 67%를 따냈다. 피레우스 항구는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이 그리스 최대며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항구 다. 중국 입장에서는 유럽 및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물류의 요충지인 셈이다.

업계 전문가는 "중국은 해운부문 지원을 통해 조선해양은 물론 기자재 일감까지 창출하고 있다"며 "해운업을 키워 조선 수요를 늘린 중국사례에서 한국 해운업도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운업을 살리겠다는 정부의 의지 표현과 이에 따른 유동성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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