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8.1원 급등한 1214원을 기록하며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9년 반만에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달러강세가 전망됐다.
연초 들어 중국 등 글로벌 증시 불안이 연출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진 영향도 크다. 급격한 강달러로 외화부채에 대한 우려감도 커졌다.
한화투자증권과 국제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올해 만기 도래 외화표시채권은 약 870억 달러(105조7050억원)로 신흥국 가운데 중국(2500억 달러·303조5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올 들어 이날까지 한진칼은 45.90% 하락하며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AK홀딩스(-31.41%), 제주항공(-27.18%), 티웨이홀딩스(-20.10%), 대한항공(-16.25%), 아시아나항공(-11.88%) 등도 내림세다.
현대상선(-43.95%)과 한진해운(-25.72%), 흥아해운(-25.07%), 대한해운(-9.72%), KSS해운(-5.81%)도 낙폭이 크다. 통상 항공·해운업종은 값비싼 항공기와 선박을 돈을 빌려 구입하는 만큼 차입금이 많고, 외화부채 비중이 높다.
예컨대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3분기 현재 전체 차입금(15조4900억원)의 70%(11조5900억원)가 외화부채이며, 아시아나항공도 전체(5조232억원)의 절반가량(2조3470억원)이 외화부채다.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은 "대한항공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920원의 외화평가손실이 장부상 생긴다"며 "아시아나항공도 상황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 기업의 주가가 역사적 저점 수준에 내려왔다는 점에서 저가매수는 고려해 볼 수 있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항공업에 대해 여전히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지만, 저가 매수세로 인한 단기 반등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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