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펀드 저가매수 덕에 증시 구원투수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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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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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가 펀드 저가매수세 덕에 총알을 다시 채우고, 약세장 구원투수로 나서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주식형펀드는 21일까지 13거래일 연속 자금몰이를 이어갔고, 총 9160억원을 끌어모았다.
 
자산운용사를 비롯한 투신권이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00억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사들일 수 있었던 이유다. 외국인이 이 기간에만 2조700억원어치 이상을 팔아치워 코스피를 1900선 아래로 끌어내렸지만,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이 매물을 받아내면서 낙폭을 좁혔다.

김수명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주식형펀드는 박스권에서 트레이딩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2012년 이후부터 코스피가 1950선 아래로 떨어질 때마다 자금 유입이 늘어나는 패턴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코스피는 20일 1845.45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금융위기 여파가 심화돼가던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0.89배를 기록했다. 마지막 거래일인 22일 코스피가 1879.43까지 되올랐지만, 여전히 1900선을 하회하고 있다.

이처럼 큰 변동성을 보이자, 지수와 연동돼 있는 인덱스펀드에 자금 유입이 집중됐다. K200인덱스(1606억원)와 기타인덱스(4594억원) 펀드가 이번에 들어온 돈 가운데 약 68%를 가져갔다.

펀드별로는 'NH-CA코리아2배레버리지[주식-파생]ClassA'가 2089억원을 늘려 가장 큰 증가액을 보였다.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주식-파생]ClassA'와 '하나UBS파워1.5배레버리지인덱스[주식-파생]ClassA'에도 각각 943억원, 515억원이 들어왔다.

액티브형 펀드도 자금몰이를 하고 있다. 배당주펀드가 1232억원, 일반주식형펀드 1266억원, 중소형주펀드는 628억원으로 집계됐다. 테마주식펀드에서만 217억원이 빠져나갔다.

물론 증시 하락으로 수익률은 좋지 않다. 일반주식형펀드는 올해 들어 5.04%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중소형주펀드(-2.85%)와 배당주펀드(-5.73%), K200인덱스펀드(-6.57%)도 마찬가지로 손실이 났다.

상품별로는 '미래에셋TIGER증권증권상장지수(주식)' 수익률이 -16.89%로 가장 저조했다. '삼성KODEX증권주증권상장지수[주식]'(-16.74%), '미래에셋TIGER여행레저상장지수(주식)'(-15.65%),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주식-파생재간접)종류A'(-14.75%)도 부진하다.

이런 수익률에도 펀드 자금 유입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내외 경기 상황을 감안할 때 코스피가 단숨에 2000선을 넘기는 어려워 보여서다.

김수명 연구원은 "코스피가 2000~2050선까지 오르면 펀드 환매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그전까지는 국내주식형펀드로 들어오는 돈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관이 저점에 주식을 사자는 판단으로 자금집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지수가 갑자기 빠지면서 펀드 환매 타이밍을 놓친 투자자도 많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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