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 원유 매장량 세계 4위."
인구 8000명의 자원부국 이란의 경제제재가 해제됐다. 이에 따른 무역 및 투자 자유화로 내수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장기간의 경제제재로 중단됐던 대규모 사회기반 시설과 플랜트 공사 등이 발주될 것으로 보이면서 기업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무역보험공사 등 공기업들은 이란 내수 시장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을 위한 선제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란은 인구 8000만명의 거대한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고, 한류(韓流)와 더불어 전통적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다. 자동차, 가전, 화장품 등 소비재 수출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무엇보다 이란은 천연가스 매장량 1위, 원유 매장량 4위의 자원부국이라는 점에서 SOC 건설, 발전, 석유화학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공기업들과 우리 기업의 이란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금융 지원, 생산 협력 강화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는 무역보험공사를 통한 금융지원 확대를 꼽을 수 있다.
무보는 대(對)이란 진출 기업을 위해 △국별인수방침 전격 정상화 △무역보험 한도책정 확대 △EPC 수출지원을 위한 포괄적 금융약정 체결 등 무역보험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무보는 지난해 5월 이란 핵협상 잠정합의가 이뤄진 이후부터, 이란 무역보험 인수 요건을 단계적으로 완화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김영학 사장이 직접 이란 재무부 투자청을 방문, 이란 발주 프로젝트에 대한 우리기업의 신속한 참여를 위한 포괄적 금융약정(Framework Agreement) 체결에 대해 합의하기도 했다.
또 무보는 1월22일자로 이란에 대한 각종 인수제한조치를 해제하고, '정상인수'국으로 격상하는 내용으로 단기보험상품에 대한 국별인수방침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그간 존재하던 건별승낙, 결제기간 180일 이내 등 수출보험 이용제한이 완전 정상화됨은 물론, 수출채권유동화 상품(선적후 보증 등) 등 금융성 종목도 이용이 가능해졌다.
무보는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로 소멸됐던 이란 수입자 앞 무역보험 인수한도 신규책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동차, 가전제품 등 주력수출상품의 무신용장 거래에 대해 올해 1월에만 이미 2000억원 내외의 무역보험한도를 신규 지원하는 등 올 한해 이란지역 단기수출보험 지원규모는 연간 25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아울러 우리 EPC기업의 신속한 이란 플랜트·건설 수주 지원을 위해 이란 정부와 20억달러 규모의 포괄적 금융약정을 1분기 중 체결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 역시 수출 기업을 위한 70억유로 규모의 맞춤형 금융패키지를 마련하는 등 이란시장 선점을 위한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은은 이란 정부의 주요 관심분야인 인프라, 발전, 철강 사업 등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에 약 50억유로를 지원하는 기본협정(FA)을 이란 중앙은행과 올해 1분기 중 체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선박금융 등에 15억 유로를, 전대금융 신용공여 한도 복구와 외국환 업무 지원 재개에 5억유로 등을 추가 지원해 총 70억 유로의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전력공사 산하 발전공기업인 서부발전도 이란의 전력시장 공략을 위해 발빠르게 나선 상태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협력 중소기업과 함께 이란 현지 사무소를 개소하는 등 한 발 앞서 시장진출에 나선 상태다. 또 이란 전력시장 신규 수요 확보를 위해 시장개척단을 파견하는 등 파트너십 강화와 마케팅 활동에도 매진하고 있다.
정부부처 고위 관계자는 "이란 시장을 선점한 국가들과의 경쟁을 위해 다방면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와 공기업이 힘을 합쳐 금융지원을 하는 등 수출 기업들의 대이란 진출 지원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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