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홈쇼핑 말레이시아 고샵 방송 모습. 사진=GS홈쇼핑 제공]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홈쇼핑 업체들이 새해 초부터 해외 진출에 가속도를 올리고 있다.
CJ오쇼핑은 지난 21일 말레이시아의 현지 유력 미디어 그룹인 '미디어 프리마(Media Prima)'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상반기 중으로 TV 홈쇼핑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 중국을 시작으로 인도·태국·터키·멕시코 등 9개국 11개 지역에서 글로벌 홈쇼핑 사업을 운영하게 된 CJ오쇼핑 측은 이를 통해 아세안 국가 10개국 중 최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말레이시아에서 2020년까지 연간 1400억원의 취급고를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앞서 현대홈쇼핑은 지난 7일 중국·베트남에 이어 태국 현지에서 ‘HIGH(하이) 쇼핑’이라는 이름으로 24시간 방송을 시작했다. 현대홈쇼핑과 태국 방송통신 기업 인터치그룹 자회사인 ‘인터치미디어’와 각각 49대 51의 비율로 출자해 세워진 ‘하이쇼핑’을 통해 현대홈쇼핑 측은 2020년까지 태국에서만 매출액 1500억원을 달성, 현지 TV 홈쇼핑 시장에서 선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홈쇼핑 업체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장기 불황 속에 새로운 홈쇼핑 출범과 T커머스 운영까지 본격화되면서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의 경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와 가짜 백수오 사태 등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GS홈쇼핑 41.3% △CJ오쇼핑 27.9% △현대홈쇼핑 38.1% △롯데홈쇼핑 19.2%로 각각 하락했다.

[홈쇼핑 업체 진출 국가 현황.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반면에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홈쇼핑 업체들의 해외 시장은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국내 상품과 기업들에 대한 현지인들의 이미지가 좋아진데다 현지 방송과 전혀 다른 수준 높은 서비스를 벌이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7개국에서 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GS홈쇼핑은 올해 7월 러시아 시장에 진출하면 총 8개 국가에서 2∼3년 내에 해외 취급고 2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S홈쇼핑의 국가별 최급고는 2012년도에 비해 2015년 3월까지 누적 금액이 중국은 3055억원에서 4887억원으로 60%가량 신장했다. 인도는 1720억원에서 1787억원으로 역시 3.9%가 뛰었다. 태국과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서도 각각 44억원, 49억원, 29억원씩 증가한 229억원과 103억원, 57억원을 기록하면서 3년 연속 순증을 이어갔다. 이에 전체 취급고 중 해외 사업에서 거둬들인 비중도 높아졌다. 2011년 5%(1034억원)에 불과하던 것이 2015년 3분기에는 29%(7455억원)까지 6배가량 증가했다.
CJ오쇼핑도 2004년 중국 상해 진출 당시 연간 200억원에도 미치지 못 했던 해외 취급고는 2011년에는 50배 규모인 1조원 대로 성장했다. 10년 만인 2014년에는 100배에 육박하는 1조943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취급고 비중은 2004년 1.4%이었지만 2014년에는 38.0%로 치솟아 GS홈쇼핑을 앞질렀다.
롯데홈쇼핑의 최근 3년 동안 해외 취급고는 전체 취급고의 35%를 상회하는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베트남 법인인 ‘롯데닷비엣’의 경우 전년 대비 취급고가 2014년 50%에서 지난해엔 83%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지난해 11월 중국 ‘글로벌 홈쇼핑’과 함께 한·중 홈쇼핑과 현대백화점(판교점) 오프라인 매장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진화된 O2O 프로그램을 선보인 결과 방송 매출이 목표 대비 160%를 뛰어넘는 실적을 나타냈다. 태국·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이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에 추가 진출도 계획 중이다.
NS홈쇼핑은 취급 상품의 60% 이상을 식품으로 채워야 하는 제약과 유통기한이나 까다로운 통관 절차 등에도 불구하고 미국법인인 NS-America를 설립, 위성방송 채널을 통해 교포등을 대상의 방송하고 있으며, 중국 상하이 유통 법인인 NS International China를 홈쇼핑 영상 제작 대행과 컨설팅 등을 해주면서 수출·입 전진 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의 태국 하이쇼핑 방송 모습. 사진=현대홈쇼핑 제공]
◆국산 제품 판로 개척에도 일익
국내 홈쇼핑 진출은 글로벌 진출은 일석이조의 효과도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업체에게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면서 매출 신장에 크게 기여하면서도 국내 상품도 현지인들에게 덩달아 알려지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
한 홈쇼핑 관계자는 “한류 영향으로 해외 각국에서 한국 상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데다 품질을 믿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해외 사업 순항에서 국내 중소기업 상품의 역할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홈쇼핑은 2015년 140종, 총 250만개의 한국 상품을 해외로 수출했다. 금액으로는 300억원어치다. 이런 성과로 유통업체 최초로 2012년과 2013년 2년 연속 각각 500만 불 수출탑과 1000만 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CJ오쇼핑은 해외 진출 초기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이머징 마켓이 진출해 해당 국가의 성장과 함께 한국형 홈쇼핑 문화를 전파하고 우수한 한국 상품과 중소기업의 상품을 현지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것을 역점을 뒀다. 글로벌 홈쇼핑 네트워크를 활용해 내수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위한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며 상생을 실천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이 지난 2012년 2월 베트남의 미디어 그룹 ‘닷비엣’(DatVietVAC)과 합작해 설립한 ‘롯데닷비엣’(Lotte Datviet)에선 판매 중인 한국 브랜드 중 90% 이상이 중소기업 제품이다.
현대홈쇼핑은 태국 진출과 함께 이곳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코웨이·닥터자르트 등 국내 유명 브랜드 상품 이외에도 해피콜·썬라이즈·캐치맙·글라스락·콘스타·네오젠·에코라믹 등 우수 중소기업 상품도 선보이기로 했다. 특히 현대홈쇼핑 측은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확대를 위해 해외 진출에 필요한 영상 제작비와 판매수수료를 지원할 방침이다.
GS홈쇼핑 글로벌 사업본부장 조성구 전무는 “홈쇼핑 업계의 글로벌 진출 확산은 해외 파트너사에게는 자국 내 성공을, 국내 중소기업에게는 세계 시장을 제공하는 동시에 진출 업체에게들에게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해 트리플윈(Triple-Win)을 이루게 해 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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