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지난해 주택 인허가 물량이 전년 대비 48.5% 증가하며 1990년 이후 2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주택 인허가 물량이 76만5328가구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1977년 이후 주택 인허가 물량이 70만가구를 넘긴 해는 1990년(75만가구) 이후 두번째다.
국토부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 침체로 이연·유보됐던 사업물량이 지난해 시장 회복세에 단기간 집중 공급된 영향으로 분석된다"며 "올해는 지연물량 해소, 택지부족 등으로 (인허가 물량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40만8773가구, 지방이 35만6555가구로 전년 대비 각각 69.0%, 30.4% 늘었다.
수도권은 경기(27만6948가구), 서울(10만1235가구), 인천(3만590가구) 순으로 주택 인허가 물량이 많았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각각 139.8%, 40.5%, 237.7%였다. 지방은 부산동래(3만3535가구, 95%), 충북청주(3만1125가구, 90%), 전북전주(2만2552가구, 64%) 등이 실적 증가세를 견인했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53만4931가구로 같은 기간 53.9%, 아파트 외 다세대주택 등이 23만397가구로 37.5% 증가했다. 최근 3년 평균 대비로는 각각 60.1%, 28.1% 늘어난 수치다. 특히 민간(68만8900가구)이 공공(7만6428가구)의 9배에 달했다.
지난해 주택 착공실적은 전년(50만8000가구) 대비 41.2% 증가한 71만7000가구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3년 평균과 비교해 51.7% 많은 수준으로, 인허가 후 당해년도 착공비율은 93%를 웃돈다.
수도권 착공 물량은 38만3853가구로 지난해보다 82.2% 늘었다. 서울(9만6763가구), 경기(25만6136가구), 인천(3만954가구) 각각 56.0%, 86.0%, 183.9% 증가했다. 지방(33만2906가구)은 울산(1만3955가구, 59%), 충북(3만1698가구, 66%), 전북(1만8735가구, 51%) 등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공동주택 분양실적은 지난 한 해 52.4% 늘어난 52만5000가구로, 인허가 및 착공실적이 증가하면서 덩달아 물량이 많아졌다. 수도권(27만2187가구)의 경우 전년 대비 120%의 증가율을 보였다. 유형별로 일반분양은 53.3% 증가한 39만6458가구, 임대주택은 37.3% 늘어난 8만2834가구로 집계됐다.
아울러 지난해 주택 준공(입주)실적은 46만가구로 지난해와 비교해 6.7% 많았다. 2011년 이후 평균 45만가구 이상이 착공되면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국토부 측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전국적으로 공급과잉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경기도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지난해 인허가가 폭증한 탓에 준공시점에 공급과잉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다만 지역별로 소화 가능 여부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고, 건설사의 경우 인허가 후 아직 공급하지 않은 물량에 대해 시기조절 등의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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