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추진하는 '국민의당' 등 야권 신당 세력 간 'DJ 정신' 승계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는 모습이다.
국민회의(천정배)는 '뉴DJ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국민의당 역시 DJ 정신 계승을 주장하는 가운데 24일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객원교수가 더민주에 입당했다. 12일 권노갑 전 상임고문 탈당에 이어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박지원 의원(전남 목포)이 22일 떠난 자리를 'DJ의 혈육'인 김 교수가 채운 것이다. 동교동계의 더민주 탈당과 김 교수의 입당이 호남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당 안팎의 시선이 쏠린다.
김 교수는 이날 국회 당 대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민주는 아무리 당명이 바뀌어도 김대중 정신과 노무현 정신이 합쳐진 60년 야당의 정통 본류"라며 "더민주와 함께 통합과 단결이라는 아버님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입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이상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을 나눠서는 안 된다"며 "더 이상 아버님과 호남을 분열과 갈등의 수단으로 삼아선 안 된다. 특히 분열의 이름으로 아버님을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물론 갈라지고 찢겨진 현실을 당장 돌이킬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결국엔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 당장의 총선이 아니라 멀리 정권교체를 내다보고 뜻을 모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모친인 이희호 여사와 입당을 상의했느냐는 질문에 "어머니께는 제 뜻을 말씀드렸고, (어머니는) '신중히 잘 판단해서 할 것으로 믿는다'고만 말씀했다"고 전했다.
총선 출마 계획을 묻자 "현재는 작은 힘을 보태겠다는 것 외에는 없다"면서도 "그 부분은 나중에 다시 분명하게 밝히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에 문 대표는 "김 교수님의 입당은 단순한 인재영입이나 우리 당의 확장 차원이 아니라 우리 당의 정통성과 정신을 재확인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60년 야당의 정통 본류로서 통합과 단결의 구심이 우리 당에 있다는 대내외적 표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김 교수가 더민주에 입당한 데 대해 "어떤 당이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는가, 어떤 당이 전국적으로 지지를 받을 수 있는가 그런 경쟁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한편, 문 대표는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 차남인 현철씨 영입도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 "영입은 계속 기대를 갖고 지켜보십시요"라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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