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 '돈풀기'로 돌아온 중앙은행…유럽·일본 등 양적 완화 본격화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는 지난 22일 (이하 현지시간) 물가상승률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추가부양책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구로다 총재는 국채 매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하며, 중앙은행 예치금리 인하 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행은 오는 28∼2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추가 금융완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21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역시 시장에 유동성 공급 신호를 보냈다. 드라기 총재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3월에 추가 양적완화를 검토하겠다고 시사했다. 저유가·중국 경기등화 등으로 신흥국 경제성장 전망이 불확실해졌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것 등을 이유로 꼽았다.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장기간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확산되고 있다. CME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연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현 상태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은 지난달 5.6%에서 지난 22일 27.6%까지 한달새 5배나 상승했다. 오는 27일 미국 연준은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결정문을 내놓을 예정이다.
◆ 경제전문가 "돈풀기는 임시방편…근본적 구조개혁 해야"
이처럼 또다시 양적완화 정책이 수면으로 올라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제 세계경제가 더이상 '중앙은행'에 의지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이후 각국 정부는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상태로 내리고, 6조 달러, 한화로 따지만 7200조원에 가까운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돈을 시장에 풀었다. 그러나 그 뒤 8년 위기는 다시 되풀이되고 있는 모양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23일 폐막한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저명한 투자자들은 그동안 각국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 기간이 너무 길었다며 더 이상 중앙은행들이 세계 경제의 구원자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WSJ는 보도했다. 이들은 양적완화 정책이 한계에 다달했다면서, 돈풀리기를 늘리기보다는 다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악셀 베버 UBS 회장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ECB의 마음에는 한계가 없을지 몰라도, 양적완화가 이룰 수 있는 것에는 명백히 한계가 있다"면서 "통화정책은 오래전에 이미 갈 때까지 갔다"고 지적햇다.
엘리엇 운용 CEO인 폴 싱어는 "중앙은행들이 지금까지 해온 양적완화를 2배로 늘린다면 중앙은행과 종이화폐 자체, 일부 통화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채권과 주식가격은 폭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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