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초강력 한파에 대한민국이 얼어 붙었다. 수많은 지역이 역대 최저기온을 기록하며 상수도 동파 사고가 잇따르는가 하면 폭설에 고립된 지역도 있다. 선박이나 항공편 결항사태가 속출하면서 타지에서 발이 꽁꽁 묶이는 경우도 다반사다.
24일 전국 곳곳에 한파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올겨울 들어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최저기온은 -18.0도를 나타냈다. 2001년 1월 15일(-18.6도) 이후 15년만의 최저기온이다.
서울을 비롯해 인천 -16.3도, 수원 -16.2도, 파주 -20.0도, 동두천 -19.3도, 대관령 -23.0도, 대전 -17.0도, 광주 -11.7도, 대구 -13.0도, 부산 -10.2도, 제주 -5.8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침 기온이 올 겨울들어 가장 낮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속초(-16.4도), 서귀포(-6.4도) 등에선 기상 관측 이래 일최저기온 기록을 깨고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창원(-12.2도)은 역대 2위의 일최저기온을 나타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서울의 기온은 -15.7도, 체감온도는 -23.6도다. 이밖에 인천 -14.7도, 수원 -13.3도, 대구 -10.7도, 청주 -13.5도, 광주 -11.0도, 부산 -6.3도, 제주 -4.1도 등을 기록 중이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탓에 이들 지역의 체감온도는 실제 기온보다 5∼10도 안팎으로 더 낮다.
충청남도와 전라남북도, 제주도와 특히 충청이남서해안에 많은 눈이 내렸다. 이들 지역에는 대설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울등도의 경우는 100㎝이상의 눈이 내려 주민들이 고립되기도 했다.
낮은 기온 탓에 계량기 동파도 잇따랐다. 계량기 동파 신고 건수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평균적으로 수백건에 이르렀다. 서울의 경우 본격적 한파가 시작된 19일부터 이날까지 계량기 동파신고를 집계해보면 1200여건에 이른다.
한파는 육·해·공을 가리지 않고 모든 교통수단도 멈춰 세웠다. 육지로 나온 울릉주민 1000여명은 여객선이 일주일째 결항해 현재 포항에서 여관생활을 하고 있다. 서울 용산역에서는 KTX 문짝이 얼어붙어 닫히지 않는 바람에 열차의 출발이 9분간 지연되기도 했다.
제주국제공항은 항공기 운항이 25일 오전 9시까지 전면 중단돼 관광객과 도민 등 수만명의 발이 묶였다. 예상치 못한 한파에 미리 숙소를 구하지 못한 관광객들은 공항에서 노숙을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제주공항 내·외에 있는 편의점의 신선식품과 과자도 바닥이 났다. 제주도에서는 공항에 공무원들을 배치하고 체류객들에게 물품을 제공해 최대한 편의를 돕는 상황이다.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올겨울 들어 최저기온이 나타났다"며 "낮 동안에도 영하권에 머물러 매우 춥겠으니 건강관리와 동파 예방 등 시설물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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