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수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온 국내 기업들은 중국의 자급력 확대 및 시장경쟁 심화로 인해 대체시장 찾기에 나섰다.
중국만큼 수요가 큰 시장이 많지 않아, 제품별 시장 세분화를 통해 다양한 지역에 진출하고 있는 게 눈에 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석유화학업계는 파이프관이나 인조가죽, 창호 등에 쓰이는 폴리염화비닐(PVC)의 경우 인도를 주로 공략하고 있다.
필름이나 전선 피복 등에 쓰이는 폴리올레핀 계열 제품은 최근 유럽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유럽에 해저케이블이나 공업용케이블을 만드는 글로벌 메이커들이 많기 때문이다.
건자재업계의 경우, 해외 건축시장 환경이 국내와 크게 달라 중국 이외 지역에 진출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시장처럼 고층빌딩에 창호 면적이 크고 4계절이 뚜렷해 단열재를 필요로 하는 지역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KCC의 경우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지에서 도료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지역의 선박과 자동차 산업이 발전해 관련 도료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KCC 관계자는 “박리다매식인 건축용 도료와 달리, 기술적으로 차별화가 가능한 선박용 도료 중심으로 해외 판매를 확대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코오롱그룹 건설 계열사 코오롱글로벌은 아프리카 가나, 스리랑카,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의 상하수도 관련 시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물 공급 인프라가 부족한 이들 지역에서 추가 사업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정유업계도 중국을 넘어 호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으로 수출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계열의 트레이딩 전문 사업회사인 SK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동남아시아 최대 수출시장인 인도네시아에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을 약 2900만 배럴을 수출했다. 이는 SK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의 해외 수출에서 약 3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 시장을 수출사업 생존의 기반으로 판단하고, 인도네시아 석유시장 구조의 변화에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기존 단기적 수출 물량을 감소시키고, 장기계약을 통한 고정물량 공급 구조를 갖추는 작업을 통해 공급 점유율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와 함께 호주도 국내 정유사의 주요 수출시장이다. 호주는 설비 노후화로 인해 지난 2012년 전체 생산 규모의 11% 수준인 8만 배럴규모의 정제설비가 폐쇄됐다. 올해도 잔여 생산 능력의 15% 수준에 해당하는 10만배럴 규모의 정제설비가 폐쇄되고, 석유수입 터미널로 전환될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