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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재계 등에 따르면 올해부터 중국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국내 전지제조업체들의 중국 진출이 가속화될 예정이다.
우선 LG전자가 중국 이치(一汽)자동차에 배터리팩·인버터·드라이버유닛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차자동차는 중국 4대 자동차 업체 중 하나로 전년 차량 판매량이 270만여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LG화학의 경우는 지난해 10월 중국 남경에 320km 이상 주행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 5만대 규모(연간) 공장을 건설하는 등 올해 본격 가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로써 2020년까지 단계적 투자를 확대하는 등 생산 규모도 현재보다 4배 이상 늘린다는 복안이다. 이렇게 될 경우 20만대 이상(PHEV 기준 70만대)의 순수 전기차에 배터리가 공급될 수 있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중대형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SDI 역시 중국시장을 타깃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
삼성SDI는 총 6억 달러를 단계적으로 투자하는 등 중국 시안에 배터리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미 올해 10월 말 순수 전기차 4만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1단계 생산공장(생산능력 1GWh)의 준공식을 진행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베이징전공·베이징자동차와 손을 잡는 등 베이징BESK테크놀로지를 설립, 중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 진출한 국내 전지제조사들 대부분은 이차전지의 핵심인 셀 기술을 현지업체에 이전(단계적)하는 조건으로 설립(합작법인)된 상황이다.
즉, 중국 스마트폰의 아성처럼 따라잡힐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올해 초 포스코 경영연구원이 공개한 ‘중국, 전기차 관련 산업에서 영향력 확대’ 보고서를 보면 중국 정부는 향후 10년간 추진할 ‘전기차 산업 지침서’를 통해 전기차 비중을 전체 자동차 시장의 20%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그 중 자국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8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핵심 산업인 이차전지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의 성장세가 뚜렷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직 전기차에 사용하는 대형 이차전지 분야에서는 세계 5위인 BYD를 제외하곤 눈에 띄는 중국 기업이 없다. 그러나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소형 이차전지에서는 글로벌 10위 이내에 포함된 중국 기업이 5개에 달하는 실정이다.
보고서에서는 2020년까지 중국의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연평균 5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성장세가 두드러질수록 저가의 범용 제품이라는 중국의 꼬리표가 고기능성 제품 확대 국가로 변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는 전기차 부품·소재 분야의 외국산 제품 의존도를 낮추려는 중국정부의 정책에 있다. 중국은 올해부터 전기차 핵심부품을 제조하는 외자기업의 지분이 50%를 넘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박재범 산업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전기차 부품·소재 국산화를 통한 자국기업 육성에 중국 정부가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글로벌-로컬 기업 간의 협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국내 기업들도 이에 따른 영향과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중국 내 로컬 강소기업과의 제휴 등 새로운 전략적 옵션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중국 시장은 성장성도 높지만 로컬-글로벌 기업 간의 치열한 경쟁에 따른 리스크도 높아 그린필드(Green Field) 방식의 대규모 직접 투자는 신중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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