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이상기온 여파로 전 세계에 강력한 한파가 닥치면서 유가가 소폭 반등했다. 당분간 한파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 속에 추가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2일(현지시간) 기준 국제유가는 9%대로 급등하면서 배럴당 32달러 선을 회복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3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2.66달러(9%) 오른 배럴당 32.19달러로 거래를 끝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3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2.71달러(9.26%) 오른 배럴당 31.96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03년 이후 만 12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30달러대로 떨어졌던 유가가 소폭 반등한 데는 날씨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폭설과 한파가 예보됨에 따라 난방유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수도 워싱턴D.C.와 뉴욕 등 대서양 연안 지역은 23일(현지시간) 강력한 눈폭풍이 불어 평균 60㎝의 가량의 눈이 쌓였다. 이는 1922년 1월(71㎝)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적설량이다. 워싱턴 주변 지역은 75㎝의 적설량을 기록했고 버지니아 서부의 시골에는 눈이 100㎝ 이상 쌓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시장 관계자들은 당분간 한파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보가 나온 만큼 유가 반등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과거에도 겨울철 난방유 수요가 늘어나면 유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2007년에도 사상 최악의 한파가 몰아치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에 육박하는 등 최고치로 상승했었다.
그러나 유가 상승 기조가 장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가 하락의 근본적인 이유가 세계적인 공급 과잉 현상인데, 이 문제를 해소할 만한 돌파구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원유량은 하루 기준 100만 배럴에 이른다.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이 당초 목표대로 두 배 이상 추가 생산할 경우 난방유 수요분을 충족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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