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이란이 경제제재 해제 이후 가장 먼저 거래할 품목은 항공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기업과의 거래를 시작으로 이란의 서방 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CNBC 등 외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프랑스 항공기 전문업체 에어버스의 항공기 114대를 구매한다는 계약에 서명할 예정이다. 경제제재 해제 이후 첫 번째 거래다.
이란은 그동안 노후한 항공기 교체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서방국가와의 교류가 단절되면서 돈이 있어도 구입하지 못하는 애로사항이 있었다. 이란은 에어버스에 이어 미국 비행기회사 보잉과도 항공기 구매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에어버스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계약 성사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파브리스 브레지에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항공기 시장에서 이란은 잠재적으로 거대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란과의 거래 성사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항공기 구매 계약은 로하니 대통령의 유럽 순방 중에 이뤄질 전망이다. 이란 대통령의 유럽행은 지난 1999년 당시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의 순방 이후 17년 만이다. 때문에 이번 순방을 계기로 시장 진출의 초석을 마련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로하니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를 방문해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와 프란치스코 교황을 잇따라 접견할 예정이다. 27일에는 프랑스를 찾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을 차례로 만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기업들은 로하니 대통령의 순방 기간 동안 대규모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0억 유로 규모의 거래를 계획하고 있는 엔지니어링기업 사이펨(Saipem)을 비롯해 조선·상하수도 기반시설 관련 기업들도 계약 성사를 점치고 있다. 국영 에너지업체 에니(Eni), 에넬(Enel) 등도 거래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FT가 이탈리아 정부 관계자를 인용,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순방 일정 중에 이탈리아 기업과의 협상 체결이 이뤄지면 약 170억 유로(약 21조 9800억원)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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