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기록적 한파로 막혔던 하늘길과 바닷길이 점차 풀리고 있다. 25일 오후 2시부터 전국 대부분 지방에서 한파경보가 해제되면서 제주공항 운항이 재개되는 등 교통상황도 점차 정상화되고 있다.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의 한파경보와 한파주의보를 25일 오후부터 해제한다고 이날 밝혔다. 한파경보는 오후 2시부터, 한파주의보는 오후 1시부터 각각 해제됐다.
서울의 경우 22일 한파주의보에 이어 23일 내려졌던 한파경보가 사흘 만에 해제되는 셈이다.
강원 평창군과 충북 제천시에만 한파주의보가 발효된다.
이에 따라 막혀버린 하늘길과 바닷길도 풀리고 있다. 제주공항은 이날 정오부터 운항을 재개했다. 제주공항이 통제된 지 42시간여 만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주공항기상대와 협의한 결과 정오를 기준으로 돌풍경보와 대설주의보가 해제되고 활주로 마찰계수도 0.9로 확인됨에 따라 운항 통제를 예정보다 앞당겨 해제했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제주도에 체류 중인 항공 승객은 공항터미널에 1400명, 제주시내에 8만5600명 등 총 8만6960명으로 추정된다. 공항에서 천여 명의 체류객이 노숙을 하면서 인근 편의점의 식품은 동이 나기도 했다. 또 결항으로 일정이 꼬인 일부 승객들과 관광객들이 집단으로 항의하기도 했다.
바닷길도 서서히 열리고 있다.
제주도 전 해상의 풍랑경보가 풍랑주의보로 바뀌면서 대형 여객선은 속속 운항을 재개하고 있다. 선박안전기술공단 제주운항관리센터에 따르면 오후 3시에는 제주∼추자∼완도로 가는 한일레드펄호(2878톤·여객 정원 365명)가, 오후 4시 50분에는 한일골드스텔라호(1만5000톤·여객 정원 820명)가, 오후 5시에는 목포로 가는 산타루치노호(2000톤·여객 정원 1425명)가 각각 제주를 출항할 예정이다.
바닷길이 끊긴 울릉도도 26일께 여객선 운항이 재개될 전망이다. 포항 등 육지로 나와 발이 묶인 울릉주민 1000여명은 운항 재개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간 한파로 인한 인명 사고도 잇따랐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에서는 저체온증으로 인해 6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에서는 70대와 40대 남성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이들은 각각 컨테이너와 공중화장실에서 발견됐다. 대구에서는 파지를 줍던 60대 노인이 길거리에 쓰러진 채 숨을 거뒀다. 같은날 경기도에서도 추운 방안에서 3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23일에는 경북의성, 광주 등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자가 나왔다. 경찰은 이들이 한파 탓에 건강이 악화돼 숨을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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