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지난해 사상최악의 상선 수주불황이 이어졌지만,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 빅3의 시장 점유율은 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조선·해양조사기관인 클락슨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말 보고서 통계에 잡힌 2015년 전 세계 329개 조선그룹의 신규 수주량은 3377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였다. 이 중 조선 빅3의 신규 수주량은 825만3000CGT로, 24.43%의 비중(점유율)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4년 전체 조선업계(353개 그룹)의 신규 수주량(3969만9000CGT)에서 조선 빅3(915만2000CGT)가 차지한 비중(23.05%)보다 1.38%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2013년 비중 23.65%(전 세계 367개 그룹 4866만1000CGT, 빅3 1150만8000CGT)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이는 발주처의 신규 발주 극감으로 전체 수주물량이 줄어든 가운데, 전체 감소분 대비 빅3의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015년 전세계 수주감소는 전년 대비 14.93%였으나, 빅3는 9.82%에 불과했다.
향후 남은 일감을 나타내는 수주잔량에서도 조선 빅3는 경쟁사에 비해 나은 편이었다. 지난해 빅3의 수주잔량은 2358만7000CGT로 전세계 1억928만6000CGT 대비 21.58%을 기록해 2014년 20.48%(전 세계 1억1512만4000CGT, 한국 2357만4000CGT)에 비해 증가했다. 신규 수주 물량이 유입되며 총 물량도 2014년에 비해 약간 늘었다.
지난해 빅3의 성적표는 물량 기준으로 업황 부진의 여파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럼에도 점유율면에서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빅3의 2014년 신규 수주는 전년 대비 무려 27.25%나 급감해 전세계 감소율 18.41%보다 컸다는 점과 비교해 보면 의미는 두드러진다.
경쟁사보다 규모의 생산체제와 기술력을 앞세운 고부가가치 선박 부문 점유율 유지가 첫번째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메이저 선사들과의 장기 거래에 따른 신뢰관계가 지속되며, 비슷한 수준이면 빅3에 일감을 맡기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점도 기여했다.
지난해 빅3는 총 8조원에 달하는 부실을 기록해 3000여명이 넘는 직원을 줄이고, 불용자산 매각 및 조직 축소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다. 특히 부실 유발의 주원인인 해양플랜트 일감의 적자폭 축소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중이다.
이런 가운데 중장기 회사운용을 위한 일감 확보는 중요한데, 다행히 지난해까지 상선 부문에서 어느 정도 만회했다.
문제는 '2016년'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저유가 지속으로 해양 플랜트 발주가 사실상 중단됐고, 상선도 새해 첫 달이 다돼가지만 한곳도 수주실적을 발표하지 못하는 등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과연 빅3가 신규수주와 수주잔량 면에서 20%대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사로 떠오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