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증시가 새해 들어 급락하는 등 요동치고 당국이 통제에 나섰음에도 상장사 주요 주주의 지분 매각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중국 증권일보(證券日報)는 올 들어 지난주까지 중국 상하이·선전 두 거래소 상장사의 대주주, 고위직 임원, 지분 5% 이상 소유 주주 등이 총 8449만 주를 매도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25일 보도했다. 이들의 매도 주문으로 줄어든 시총 규모는 대략 21억 위안(약 3800억원)에 달한다.
상장사 임원의 손에서 이뤄진 지분 매각이 총 4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1회 최대 규모 매도물량은 56만주로 조사됐다.
지난해 6월 중순 이후 중국 증시가 '거센 조정장'을 겪고 겨우 안정을 찾은 지 얼마되지 않은 2016년 첫 거래일인 4일 중국 증시는 서킷브레이커 실시와 함께 급락했다. 이후 거세게 요동치면서 결국 회복분을 모두 내주고 상하이종합지수 3000선도 무너졌다.
이에 따라 7일로 예정됐던 상장사 대주주, 고위직 등 주요주주의 지분 매각금지 해제도 취소되고 대신 제한 조치가 등장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7일 증시 안정화를 위해 주요주주가 향후 3개월간 해당 상장사 총 발행 주식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자사지분 매도를 금지하는 방안을 내놨다. 또 이달 들어 상당수 상장사가 주요 주주 지분 매도를 금지한다는 공고도 내놨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통계를 통해 주요 주주의 지분 매각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실제로 증감회는 상장사에 대주주 지분처분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정례브리핑을 통해 "상당수 주주가 증권사나 자산관리업체를 통해 장외시장에서 단기거래를 하고 있어 앞서 발표한 '대규모 지분 매각 제한' 조치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면서 "하지만 주요 주주의 지분 축소 행위는 증시 변동성을 높일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는 중국 '증권법'의 단기매매 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스위스 투자은행(IB) 크레딧스위스는 "중국 당국의 대주주 지분 매매 제한 조치는 헛점이 많다"며 이러한 상황이 연출될 것을 미래 예상한 바 있다.
당시 크레딧스위스는 "새로운 제한 조치가 등장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주요 주주가 장외 시장에서 보유 주식을 제한없이 매도하고 장외시장에서 주식을 구입한 매수자는 보유 주식에 대한 규제를 피해 장내 시장에 이를 매도할 수 있다"면서 "결국 주요 주주의 지분매각을 막을 수 없을 것"으로 우려했다.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도 당국의 제한을 피해 지분 처분이 가능한 통로로 지적됐다.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의 지난 11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A주 상장사 주요 주주의 매각 지분규모는 총 390억6200만주로 이중 무려 48%가 블록딜을 통해 제3자의 손에 들어갔다. 장내 시장을 통한 매도물량은 전체 유통주식의 0.7%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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