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자 10명중 9명, 죽기 전 '신호'…유가족 81%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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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2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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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자살자 10명 가운데 9명은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대부분은 자살 결심 전에 경고신호를 보냈지만 유족들은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26일 '2015년 심리부검 결과보고회'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자살 사례를 분석한 이번 부검은 2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자살사망자(121명)의 유가족(151명)을 구조화된 심리부검 조사도구로 면담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정신보건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음주, 경제적 문제 등 다양한 위험요인에 복합적으로 노출될 때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살자들의 88.4%가 정신건강에 문제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우울장애가 74.8%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사망 직전까지 꾸준히 치료를 받은 비율은 15.0%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자살이 정신적 문제임에도 사망 한달 전에 정신의료기관을 방문환 환자는 전체의 25.1%에 불과했다. 오히려 복통 등 신체적 불편이나 수면곤란 등의 치료를 위해 1차 의료기관, 한의원 등에 방문했던 경우(28.1%)가 더 많았다.

사망당시 음주상태인 자살자는 39.7%, 과다 음주로 인한 갈등이나 대인관계, 직업적 문제가 발생한 사람은 25.6%로 나타났다.

또 사망자 본인 외에 가족의 알코올 문제 비율도 53.7% 등으로 나타나 국내 자살문제는 음주와 깊은 관련성을 보였다.

심리부검 대상자 중 93.4%는 자살 전 지인들에게 말·행동·정서 등의 경고신호를 보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유가족의 81.0%는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자살자의 유가족 자살율도 28.1%로 높게 나타났다. 이들은 가족을 자살로 잃은 상실감과 막연한 죄책감, 자기 비난 등의 요인으로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유가족에게 심리부검 면담 만족도를 평가한 결과, 응답한 유가족의 88.0%가 심리부검 면담 이후 삶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대답했다.

정부는 이같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달께 우울증 등 정신질환 조기발견 및 치료 활성화 등의 내용이 포함된 정신건강증진 종합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차전경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심리부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자살까지 이르는 길목을 차단할 수 있도록 세심한 자살예방대책을 추진할 것이다"며 "심리부검을 확대 실시해 자살원인에 대한 분석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자살 유가족에 대한 심리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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