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騰訊)의 마화텅(馬化騰·45) 회장이 지난해 9월 미국을 찾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그와 함께했다. 당시 첫 미국 국빈(國賓)방문길에 오른 시 주석은 마화텅 회장을 비롯해 마윈(馬雲·52) 알리바바 회장, 리옌훙(李彦宏·47) 바이두(百度) 회장, 양위안칭(楊元慶·52) 롄샹(聯想·레노보)그룹 회장 등 ‘IT 따거(大哥·큰 형님)’들을 세계 무대에 등장시켰다. 중국이 IT 관련 분야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해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인터넷 플러스(互聯網+) 행동 계획'을 내놨다. 인터넷 플러스는 기존 산업에 모바일 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하는 전략을 말한다.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노동집약형 제조업에서 벗어나 기술집약형의 ‘스마트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지 언론은 대표적인 수혜 분야로 로봇, 우주항공, 첨단 철도교통, 해양산업설비와 최첨단 선박, 전력설비, 바이오 의약과 고성능 의료기기, 농기계, 신소재를 꼽았다.
현지 언론은 인터넷 플러스 정책의 아이디어 제공자가 마화텅 회장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마화텅 회장은 중국 ‘ICT굴기(崛起·우뚝 섬)야심이 여실히 드러난 ‘인터넷 플러스’의 대표 추진자다. 그는 지난해 4월 청두(成都)시에서 열린 웨이신 공개강좌에서 “인터넷 플러스에서 ‘플러스’는 상호연결을 의미한다”며 “텐센트의 사명(使命) 역시 인류 생활의 질을 높이는 ‘인터넷 연결기(connector)’가 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마화텅 회장은 금융을 모바일 기기와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는 인터넷 금융 플랫폼 마련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1월 중국 최초 인터넷은행인 위뱅크(WeBank·중국명 웨이중 은행)를 출범시켰다. 중국 금융당국이 2014년 허가한 민영은행 5곳 중 하나다. 위뱅크는 영업점포나 업무 카운터가 없다. 오로지 인터넷으로만 대출이 이뤄진다. 안면인식시스템을 통한 본인확인절차가 끝나면 통장으로 돈이 바로 입금된다. 마화텅 회장은 위뱅크 설립에 대해 “금융과 IT 기술을 융합한 인터넷 플러스의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 서비스와 지방 행정을 융합한 ‘스마트시티(城市服务·Smart City Service)’ 실현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사의 모바일용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 ‘위챗’ 플랫폼을 이용해 교통, 의료, 사회보험, 호적관리, 출입국 관리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위챗의 월 사용자 수는 지난해 3분기 기준 6억5000만명이다. 텐센트는 지난해 6월 기준 광저우(广州), 상하이(上海), 우한(武汉), 선쩐(深圳), 포산(佛山 5개 도시의 스마트시티 서비스에 진출했다.
마화텅 회장은 '2015 인터넷 플러스 중국 콘퍼런스'에서 “위챗·QQ 플랫폼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서비스, 사람과 기계를 잇는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며 “다양한 전통산업 분야를 최대한 하나로 연결해 그들 각자의 현장에서 자신들의 파트너와 함께 성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화텅 회장이 꿈꾸는 ‘인터넷 플러스 생태계’가 조성될 날이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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