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JTBC 드라마 ‘마담 앙트완’(극본 홍진아·연출 김윤철)이 첫 방송됐다. ‘마담 앙트완’은 각자 심리 전문가라 자신하는 정신과 전문의와 사이비 점쟁이의 심리 게임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다.
하지만 이게 다는 아니다. 이들은 임상심리센터를 찾아오는 환자들의 트라우마를 치료하며 스스로의 상처를 보듬는다. 연출을 맡은 김윤철 PD는 ‘상처를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며 스스로 치유되는 과정’이 이번 드라마의 포인트라고 짚기도 했다.
‘모두가 정신병자’라는 전제 아래 쓰여 진 이 작품은 어릴 적 각자의 사연으로 인해 크고 작은 정신병을 가진 캐릭터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사랑하며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특히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 장재열(조인성 분)이 자신이 보는 강우(디오 분)가 환상임을 깨닫고 이별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극중 차도현(지성 분)이 자신 안에 7개의 인격과 대화를 통해 화해하고 이별하는 과정은 타인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스스로와는 대화하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의미있는 교훈을 남겼다.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다중인격’이라는 극단적인 소재를 사용하긴 했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자신의 소외된 감정과 기억을 가지고 있고, 자신을 이해하고 화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반면, '킬미 힐미'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소재로 방송된 '하이드 지킬, 나'(극본 김지운·연출 조영광)는 혹평을 받았다. 정신 분열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인격과 한 여자의 로맨스'라는 황당한 설정에 집중한 나머지 기존의 로맨스 드라마와 전혀 차별화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정신병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멜로를 위한 장치로만 이용,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