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주변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28일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방문을 강행했다.
마 총통은 이날 새벽 6시(현지시각) 대만 공군의 C-130 수송기 편으로 타이베이를 떠나 난사(南沙 영문명: 스프래틀리) 군도 타이핑다오(太平島)에 오전 11시경 도착했다. 마 총통은 이곳서 '남중국해 평화 구상'과 관련 주요 연설을 하고 '남쪽 변방의 요충지'라는 뜻의 '남강쇄약(南疆鎖鑰)' 비석에서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현지 시찰을 마친 마 총통은 오후 1시경 이곳을 떠나 타이베이로 귀환한다.
대만이 1958년부터 실효 지배 중인 타이핑다오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섬으로는 난사군도에서 가장 큰 섬이다. 하지만 중국이 인근에 건설 중인 인공섬에 비해선 작은 규모다. 타이핑다오에는 현재 활주로와 대형 등대도 건설돼 있다.
마 총통의 타이핑다오 방문은 퇴임을 약 4개월 앞두고 이뤄졌다. 마 총통의 8년 간 재임기간 중 남중국해 분쟁 지역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대만 총통으로는 지난 2008년 천수이볜 (陳水扁) 전 총통에 이어 두 번째다. 마 총통은 앞서 지난 해 12월 12월 타이핑다오 수복 69주년을 기념해 이곳을 시찰하기로 했으나 기상 악화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번 마 총통의 타이핑다오 방문엔 관료와 학자, 경호원 등 약 30명이 수행했다. 앞서 대만 총통부는 차이잉원(蔡英文)총통 당선자에게 관련 인사를 파견해 달라는 초청장을 보냈으나 거절당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은 마 총통의 타이핑다오 방문을 환영했다. 마샤오광(馬曉光)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전날 “중국은 남해(남중국해)에 대해 논쟁의 여지가 없는 주권을 갖고 있다”며 “양안(중국 대륙과 대만)은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 양안 동포는 함께 국가 주권과 영토를 수호하고 중화민족의 근본 이익을 수호할 책임이 있다”고 마 총통의 남중국해 방문을 지지했다.
반면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빚는 주변국들은 반발했다. 유스야(遊詩雅) 미국대만협회(AIT) 대변인은 “마 총통의 타이핑다오 방문에 실망한다”며 “이는 백해무익할 뿐만 아니라 남중국해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베트남도 앞서 마 총통의 남중국해 방문을 결단코 반대한다며 중국 측에 엄중히 항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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