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증시의 바닥은 정말 2500선이 될까. 인민은행의 추가 유동성 공급 소식에도 중국 증시가 또 급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결국 종가 2700선도 무너졌다.
28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79.90포인트(2.92%) 하락한 2655.66으로 장을 마쳤다. 저조한 수준에서 소폭의 조정장을 보이며 전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장 막판에 '쭉' 하락하면서 2700선도 내줬다.
선전성분지수도 전거래일 대비 339.84포인트(3.61%) 급락한 9082.59로,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창업판(차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91.00포인트(4.56%) 주가가 크게 하락하며 1906.46으로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도 다시 5000억 위안 이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이날 상하이·선전 두 거래소 거래량은 각각 1673억6000만위안, 2320억1000만 위안으로 총 3993억7000만 위안에 그쳤다.
이날 인민은행이 3400억 위안(약 62조2000억원)의 유동성을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로 주입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는 증시에 호재가 되지 못했다.
오히려 지난 15일 이후 계속된 인민은행의 거액의 유동성 주입을 중국 시장 외화유출에 따른 반작용으로 판단, 부정적인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지난 15일 이후 26일까지 인민은행이 역레포,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등 다양한 시장수단으로 풀어낸 돈만 2조 위안에 육박한다.
최근 인민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통계도 중국 경기둔화, 위안화 환율 평가절하 등에 따른 외화 자본 '엑소더스' 가속화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중국 금융기관 외평기금은 총 26조600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무려 6289억8200만 위안이 줄었다. 이는 외화 유출에 따른 시중 유동성 위축 방지를 위해 중국 당국이 많은 돈을 풀었다는 의미다.
중국 증시 급락, 조정장 지속에 따라 상하이 증시의 바닥이 2400에서 2500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2500선 밑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스위스 UBS 은행의 가오팅((高挺) 중국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는 27일(현지시간) 투자자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지난해 중국 증시 급등으로 빚을 내 주식투자에 나선 기업이 급증한 만큼 중국 증시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 증가가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반대매매는 돈을 빌려 매수한(신용거래) 주식 가치가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거나 외상거래로 산(미수거래) 주식에 대한 추가 담보를 납입하지 못할 경우 강제 처분해 채권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증시 하락에 따라 반대매매가 늘어나면 이것이 또 증시 추가 하락을 초래할 수 있어 2500선 밑까지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예상이다.
이날 중국 증시는 업종별 전 종목이 약세장을 보였다. 하락폭이 가장 컸던 것은 전거래일 대비 무려 8.27% 급락한 미배당 종목, 차신구였다.
이 외에 조선(-6.80%), 가구(-6.20%), 방직기계(-6.07%), 제지(-6.02%), 철강(-5.90%), 종합산업(-5.78%), 비철금속(-5.71%), 전자기기(-5.67%), 도자세라믹(-5.66%)이 하락폭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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