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 트랜지스터 개발 길 열렸다"…이층그래핀 '층간 어긋남'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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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2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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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층 그래핀의 구조와 층간 어긋남. (a)AB-적층된 안정한 이층 그래핀의 구조. 그래핀 평면에 수직한 z-축 방향으로 본 그림. y-축이 암체어 방향에 해당한다. 파란색과 노란색의 구는 각각 아래층과 위층의 탄소원자에 대응한다. (b와 c) y-축 방향으로 발생한 층간 어긋남을 보여준다. [그래프=한국연구재단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이철의 고려대 교수팀이 외부 전기장에 의해 유발된 이층 그래핀의 반도체 특성이 층간 어긋남의 방향에 따라 크게 바뀜을 규명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 전했다. 이 연구성과는 기존의 실리콘보다 전자 전달 속도는 10배 이상 빠르고 훨씬 더 미세한 공정이 가능한 그래핀의 전자 소자 적용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려 초소형 고효율 트랜지스터의 개발을 앞당기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핀은 열적, 전기적 특성이 뛰어나고 강철보다 단단하며 거의 투명해 실리콘을 대체할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지만 전기의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밴드갭이 없어 그 동안 전자 소자로 개발이 어려웠다.

이 교수팀은 두 겹의 그래핀으로 이루어진 물질인 ‘이층 그래핀’이 전기장을 이용해 밴드갭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에 착안해 그 원인에 대해 탐구했다.

연구 결과 이층 그래핀의 한 층을 다른 한 층에 대해 수평 방향으로 살짝 어긋나게 했을 때, 어떤 방향으로 얼마나 어긋나는가에 따라 밴드갭을 발생시키는 전기장이 '0'이 되기도 하고 매우 큰 값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교수는 "친환경적 소재인 탄소물질의 상온 위상절연체 상태를 연구해 물질에 대한 물리학적 이해에 기여하고 환경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지난해 12월 게재됐다.
 

전기장에 의해 유발된 밴드갭은 층간 어긋남에 극히 민감하다. 밴드갭 Eg를 수직 전기장 Fz의 함수로 보인 그림. 그림의 숫자는 y-축 방향으로 발생한 층간 어긋남의 크기를 옹스트롬 (10-10 m) 단위로 표시했다. 화살표는 밴드갭이 생성되는 최소 전기장 (임계전기장)을 표시한다. (a)층간 어긋남이 +y 방향으로 발생할 때. 층간 어긋남이 증가하면 임계전기장도 증가한다. (b)층간 어긋남이 -y 방향으로 발생할 때. 층간 어긋남과 무관하게 임계전기장은 0이다. [그래프=한국연구재단 제공]



☞ 에너지밴드 구조 (Energy band structure)
양자 물리학은 물질의 성질을 에너지밴드 이론으로 설명한다. 전자는 에너지 밴드에 해당하는 에너지만을 가질 수 있다. 전자가 가득 채워진 에너지밴드를 원자가밴드(valence band)라 하고, 그 위에 전자가 없는 에너지밴드를 전도밴드(conduction band)라 한다.

 밴드갭 (band gap)
원자가밴드와 전도밴드 사이의 간격. 전자는 밴드갭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가질 수 없다. 밴드갭은 물질의 전기적 특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양으로, 밴드갭이 0이면 금속성을 밴드갭이 유한한 값을 가지면 반도체 (또는 절연체) 특성을 보인다.

☞ 제일원리계산 (First-principles calculations)
현대 물리학의 가장 근본적인 원리인 양자물리학에 기반하여 물질의 특성을 컴퓨터 시뮬레이션 하는 방법이다.

☞ 페르미 준위 (Fermi level)
전자가 채워진 가장 높은 에너지. 페르미 레벨이 밴드갭 안에 위치하면 반도체 (또는 절연체) 특성을 보이고 페르미 레벨이 에너지 밴드 안에 위치하면 금속성을 보인다.

☞ 위상 상태 (topologically nontrivial state)
기존의 양자 물리학은 물질의 성질을 에너지밴드로 설명해왔으며, 전자의 파동함수는 물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여겼다. 실제로 이런 설명은 매우 잘 맞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파동함수에 의해 결정되는 위상상태가 물성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 알려졌다. 에너지밴드 이론에서 절연체는 단순히 밴드갭으로 정의되지만, 위상상태가 다른 여러 가지 위상 절연체 상태가 존재할 수 있다.

☞ 디랙원뿔 (Dirac cones)
에너지밴드 구조는 보편적으로 운동량을 x-축 그리고 에너지를 y-축으로 놓은 평면 그림으로 표현된다. 에너지밴드는 포물선 형태의 이차 함수이며, 포물선의 곡률은 그 밴드에 속한 전하운반자의 유효질량 (effective mass)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래핀의 페르미레벨 근처 에너지 밴드는 직선이고 따라서 전하운반자의 유효질량은 0이다. 이와 같은 에너지-운동량 관계는 전하운반자가 상대론적 영역에 있다는 의미이고 상대론적 파동방정식인 디랙 방정식으로 기술된다. 평면 그림에서 직선으로 나타나는 밴드는 3차원 그림에서는 원뿔이 되기 때문에, 디랙 방정식으로 기술되는 밴드를 디랙원뿔이라고 부른다.

☞ 디랙에너지 (Dirac energy)
각각 전도밴드와 원자가밴드에 대응하는 위와 아래의 디랙원뿔이 만나는 에너지를 디랙에너지라 부른다. 평면 그림에서는 두 개의 직선 밴드가 교차하는 에너지에 해당한다.

☞ 그래핀 (graphene)
다이아몬드 또는 숯과 같이 탄소만으로 이루어진 물질. 탄소들이 모여 벌집 모양의 평면 구조를 형성한 물질이다. 그래핀 층이 쌓여 흑연이 된다. 그래핀은 전기적 특성이 뛰어나고 강철보다 단단하며 거의 투명하다.

☞ 이층 그래핀 (bilayer graphene)
두 개의 그래핀이 쌓인 물질이다. 이층 그래핀은 그래핀과 같은 장점을 가질 뿐 아니라, 그래핀 층에 수직한 외부전기장을 이용해 밴드갭을 조절할 수 있어서 실리콘을 대체할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 암체어 방향 (arm-chair direction)
암체어 방향으로 그래핀을 자르면 가장자리가 팔걸이 의자모양이다. 탄소-탄소 결합 방향에 해당. 탄소-탄소 결합에 수직한 방향으로 자르면 가장자리가 지그재그 형태이므로 지그재그 방향 (zigzag direction)이라 부른다.

☞ 층간 어긋남 (lateral interlayer shift)
층밀리기 변형과 (shear strain) 유사. 양손바닥을 비빌 때 한 손바닥이 다른 손바닥에 대해 수평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처럼, 이층 그래핀의 한 층이 다른 층에 대해 수평 방향으로 약간 이동한 상태다.

☞ 전계효과트랜지스터 (FET·field-effect transistor)
반도체 평면에 수직한 전기장을 걸어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효과를 일으키는 전자소자다. 대부분의 전기회로에서 활용한다. FET의 단순한 구조는 소스, 드레인 및 게이트라고 불리는 전극으로 구성된다. 소스와 드레인 전극사이에 전류가 흐르고, 게이트전극에 전류에 수직한 전압이 인가되어 전류흐름을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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