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화장품, ODM으로 부활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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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0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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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코리아나 화장품 생산공장]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고사 위기에 놓였던 중소 화장품업체들이 부활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한국 화장품에 대한 로열티가 강화되면서 중국 기업 뿐 아니라 미국·프랑스 등 의 화장품 회사까지 국내
주문자자체상품개발(ODM) 물량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방사능 오염 등으로 다수 해외기업들의 일본 '엑소더스(탈출)' 현상이 심화되면서 생산시설을 갖춘 토종 화장품 업체들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리이나화장품의 지난해 1~3분기까지 매출액은 993억원으로 전년동기(689억원)대비 44% 성장했다. 2014년 같은 기간에 2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이익구조도 2015년에는 흑자로 돌아서면서 6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실적이 최근 2년간 급성장한 이유는 ODM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화장품 제조회사인 비오코스 설립한 뒤 지난해 중국 기업인 쥐메이, VIP닷컴 등에 화장품 물량을 납품하며 관련 매출이 두 배 이상늘었다.

실제 매출 구조도 2014년에는 방문판매( 68.4%), 시판(16.2%), ODM/OEM(5.4%)순이었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방문판매(52.25%), ODM/OEM(27.17%), 시판 (10.8%)으로 역전됐다.

코리아나 관계자는 "브랜드력은 약화됐지만 기술력과 생산시설을 활용한 ODM사업으로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를 찾았다"며 "올해는 중국 ODM물량 매출을 전년보다 30%이상 성장한 530억원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화장품도 중국 화장품 업체 ODM물량을 제조하면서 올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 한국화장품제조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액은 328억원으로 전년도 매출액인 354억원의 90%이상 달성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34억원으로 2014년도 실적(20억원)을 이미 앞섰다.

소망화장품과 한불화장품도 올해 OEM·ODM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소망화장품은 인천 남동공단에 연간 6500만개 생산 규모의 공장을 갖췄으며, 한불화장품은 내년 가동을 목표로 중국 내 화장품 생산 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이들이 화장품 제조공장으로 사업을 다각화 하고 있는 것은 자체 브랜드만으로는 성장 한계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화장품 소비성향이 고가와 저가 브랜드로 뚜렷해지자 토종 업체들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90년대 활약했던 중견기업들은 2000년대 이후 등장한 브랜드숍 유통구조에 적응하지 못해 후발업체와의 경쟁에서도 밀렸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성장 가능성이 당분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1세대 화장품 기업들은 연구 기반 및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고, 자체 브랜드를 유통해본 노하우도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종해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한국 화장품 시장의 빠른 트렌드와 지리적인 이점을 이용하기위해 글로벌 화장품 업체들의 생산기지가 일본을 벗어나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며 "중국 화장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데 현지 업체들이 기술력을 못 따라가는 것도 한국에서 ODM 사업을 확대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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