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우주강국’ 꿈 아닌 현실로…한국형발사체로 ‘2020년 달탐사’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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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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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t급 액체엔진 100초 연소시험 장면 [사진=항우연 제공]


아주경제 (전남 고흥) 최서윤 기자 = “힘차게…더 높이, 더 멀리, 더 오래” 4년 뒤엔 독자적 우주개발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의 염원이 이뤄질 수 있을까. 지난 28일 전남 고흥군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의 나로우주센터를 찾았다. 2013년 1월 한국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를 쏘아 올린 곳이다. 우주발사체는 인공위성, 달 탐사선 등을 앞머리 부분에 실은 로켓으로, 우주비행체를 우주 공간으로 쏘아 올리는 운송수단 역할을 한다.

총 면적 500만㎡(시설부지 약 40만㎡)인 이곳엔 한국형발사체(KSLV-Ⅱ)의 액체엔진을 시험할 3단 엔진 연소시험설비, 엔진 지상·고공 연소시험설비, 추진기관 시스템 시험설비, 터보펌프 실매질 시험설비 등 총 9종의 시험설비가 있다. 추진기관 시험설비 구축은 국내에선 처음이다. 이 설비들을 통해 실제 연료를 활용해 지상에서 우주환경 모사 실험을 할 수 있게 됐다. 마지막 남은 추진기관 시스템 시험설비는 올해 안에 구축이 완료된다.

2010년 개발하기 시작한 한국형발사체는 2020년 발사를 목표로 우리 연구진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3단형 발사체다. 1단에는 75t 액체엔진 4기, 2단에는 75t 액체엔진 1기, 3단에는 7t급 액체엔진 1기가 장착된다. 2단은 고도 55km 이상에서 점화된다. 발사체 최상단에 1.5t급 실용위성이 실리며 지구 저궤도(600~800km)에 투입할 수 있다. 2010년 3월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예산은 총 1조9572억원이다.

오후 1시 갑자기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뿌연 안개까지 끼어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 와중에 녹색 굴뚝 모양의 연소기 연소시험설비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한국형발사체에 탑재될 75t급과 7t급 액체엔진의 주요 구성품인 엔진 연소기 성능을 시험하는 설비다. 한국형발사체는 연소기가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하지 않은 연료를 연소기 외벽을 통과시켜 냉각하는 재생냉각 방식을 사용한다.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 구축된 주요 우주발사체 추진기관시험설비. (왼쪽부터)엔진고공연소시험설비, 연소기연소시험설비(녹색골뚝설비건축물), 엔진지상연소시험설비 [사진=항우연 제공]


항우연 연구진은 한국형발사체의 심장부인 엔진 개발을 위한 본격적인 시험검증 단계에 들어갔다. 3단에 들어가는 7t급 액체엔진은 지난해 말 100초 동안 안정적으로 연소했다. 1단과 2단에 탑재되는 75t급 엔진은 주요 구성품인 연소기, 터보펌프, 가스발생기 등의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조립이 완성된 75t급 액체엔진의 연소시험이 오는 3월 진행될 예정이다. 우주로 쏘아올리기 전 높은 안정성·신뢰도를 끌어내기 위해 7t급은 약 160회, 75t급은 약 220회 시험을 수행하게 된다.

액체엔진은 연소기, 터보펌프, 가스발생기, 공급계 부품으로 구성돼 있다. 김종규 항우연 책임연구원은 “1~3단 로켓 추진제는 산화제로 케로신(등유), 연료로 액체산소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1단에 들어갈 75t 엔진 1기 추진력은 약 1.1t의 경차 70대를 쏘아 올리는 힘과 같다.

액체엔진은 짧은 연소 시간에 고온·고압·극저온 등 각종 극한 환경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형성되는 높은 에너지 밀도로 인해 연소 상태가 불안정해지기 쉽다.

조광래 항우연 원장은 “그동안 우리를 가장 힘들게 만들었던 것이 연소 불안정 문제였다”며 “다행히도 작년 7월부터 쭉 해온 연소시험에서 목표만큼 결과가 나오고 있다. 75t 엔진의 불안정성도 거의 잡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적인 면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다소 도전적인 목표이긴 하지만 2017년 12월 시험발사체의 발사시험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형발사체 발사 직전 모습을 나타낸 컴퓨터그래픽(CG) [사진=항우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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