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돈, 효율은 생명” 외친 중국 '개혁개방 선봉자' 위안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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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0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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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국 초상국 홈페이지]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개혁개방 선봉자’로 잘 알려진 위안겅(袁庚) 전 초상국(招商局)그룹 회장이 31일 병환으로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에서 새벽 3시 58분(현지시각) 사망했다. 향년 99세. 

‘중국 개혁개방의 선구자’, ‘중국 개혁개방 1등공신’, ‘중국 개혁개방 계몽대사’는 위안겅 이름 두자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중국 개혁개방이 30주년이 되는 지난 2008년 파이낸셜타임스(FT) 중문판이 선정한 중국 개혁개방 30년 10대 인물에 중국 '개혁개방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 지도자와 함께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1917년 4월 23일 광둥성 바오안(寶安)현 출신으로 군인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중국 중앙조사부 처장, 국장을 맡으며 정보공작을 주로 담당했다.  문화대혁명 기간 외국과 내통한 간첩으로 몰려 1968년 베이징 친청(秦城)감옥에서 약 7년간 수감됐다.

4인방이 몰락하고 덩샤오핑이 실권을 잡은 후 복직된 그는 1978년 홍콩에 소재한 중국 정부투자기업인 초상국그룹 회장을 맡았다.  직접 개혁개방 추진방안을 중앙지도부에 건의해 일사천리로 선전 경제특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서커우(蛇口) 공업단지를 직접 설립하고 홍콩 자본 유치에 매진했다.

특히 그는 “시간은 돈, 효율은 생명”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선전 경제특구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처음엔 자본주의 색이 짙은 이 구호에 속물적이라는 세간의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중앙지도부로부터 서커우 공업단지 정책 인사·제정·집행권을 위임 받아 개발을 진두 지휘했다. 중국 최초의 주식제 상업은행인 초상은행과 중국 최초의 주식제 보험사인 평안보험도 모두 그가 만들어 낸 작품이다. 그렇게 반 평생을 중국 개혁개방에 몸 바친 그는 1992년 12월 은퇴했다.

'서커우의 아버지'라 불리는 위안겅이 사망한 1월 31일은 때 마침 서커우 공업단지 설립 37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현재 선전시 서커우 공업단지 초상국 역사박물관 1층에 마련된 빈소에는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선전시 마싱루이(馬興瑞) 당서기와 쉬친(許勤) 시장 등 선전시 지도부도 다녀갔다. 

초상국그룹은 홈페이지 메인화면을 검은색으로 바꾸고 위안겅 전 회장의 사망을 애도하고 있다. 메인화면에는 위안겅의 사진과 함께 그가 살아생전 남겼던 '앞으로 전진하라, 뒤를 돌아보지 마라(向前走 莫回頭)'는 구호가 내걸렸다. 

"위안겅은 선전의 '혼(魂)'이다"(마화텅 텐센트 회장), "서커우의 정신적 지주,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마밍저 평안보험 회장), "위안겅을 숭배하는 이유는 우리가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 관료의 우수한 자질을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왕스 완커그룹 회장) 등 선전 소재 기업인들의 추모사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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