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구글 등 미국의 글로벌 기업과 유럽연합의 세금 전쟁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EU 집행위원회(EC)는 납세회피를 막는 출국세 도입 등 적극적인 정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이 최근 보도했다.
출국세(EXIT TAX) 란 지적재산권을 세율이 낮은 다른 나라로 넘기는 경우 세금을 내도록 한 것이다. 이 제도는 납세 회피를 사전에 방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EU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의 세금 회피 행태에 대한 대응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FT는 기업들의 세금 회피로 EU국 정부들이 한 해 최대 700억유로(약 91조원)의 손해를 봤다고 지적했다.
이들 기업들은 법인세율이 높은 영국, 프랑스 등 국가에서 발생한 매출 대부분을 법인세율이 가장 낮은 아일랜드에 등록한 자회사로 계상해 세금을 회피하려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EU 각국 정부들은 그동안 제대로 내지 않은 세금을 토해낼 것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구글에 매긴 세금을 1억3000만파운드(약 2200억원)로 추산한 영국은 프랑스에 비해서는 세금 징수금액이 턱없이 낮다는 비난에 시달리면서 추가 협상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의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도 예외는 아니다. 타임지는 31일 (현지시간) 페이스북 또한 수익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법인세를 내왔다고도 지적했다. 선데이타임즈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영국에서 페이스북이 올린 수익은 10억달러였는데 법인세로 낸 돈은 6000달러에 불과하다. 영국에서 42만7320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기업의 경우 법인세를 21% 내야 하는데 페이스북이 낸 세금은 수익의 0.0006%에 불과하다.
조세회피처 등의 활용과 관련해서 영국 국세청은 2010∼2014년 페이스북의 법인세 납부와 관련한 사항을 조사하고 있다.
미국에선 EU가 벌이는 다국적기업의 탈세 조사 목록에 애플, 아마존, 스타벅스 등이 대거 올라간 점을 두고 미국 기업을 겨냥한 불공정한 조사라는 미국의 반발도 나왔다. 미국 재무부의 국제조세정책 책임자인 로버트 스택 부차관보는 지난주 벨기에 브뤼셀 EU 집행위원회를 찾아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스택 부차관보는 "EU 집행위가 균형에 맞지 않게 미국 기업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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