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악의 부진을 기록했던 수출은 새해 들어 나아지기는커녕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13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내수 역시 정부의 각종 소비진작책 이후 우려되는 소비절벽 등 불안하기만 하다.
또한 중국 증시 폭락과 북한 핵실험 등 대외 리스크가 수출 감소에 소비 부진과 겹치면서 불안을 키우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수출액은 367억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무려 18.5%나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는 연간 수출 감소율이 -7.9%였고 가장 감소 폭이 컸던 달은 10월로 -16.0%였다. 올해 수출 감소 폭이 지난해 10월보다도 확대된 셈이다.
지난해 한국경제를 지탱했던 내수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내수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개별소비세인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정부의 각종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온기를 회복했다.
그러나 정부 정책의 '약발'이 다하면서 소비절벽까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소비동향을 알 수 있는 소매 판매는 지난해 11월과 12월, 2개월 연속 감소했고 올해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직후인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선(2003∼2015년 장기평균치)인 100을 웃돌면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가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뜻한다.
소비자들의 6개월 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향후경기전망 지수는 작년 12월(84)보다 6포인트 떨어진 78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1월(77)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2월 기업경기전망 역시 최근 7개월 사이에 가장 어둡게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2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기준선 100에 못 미치는 86.3으로 집계됐다.
이번 전망치는 세월호 사고(94.5) 때보다 훨씬 낮고 작년 7월 메르스 사태 여파(84.3) 때와 비슷한 정도로 심각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2%대 중반(2.6%) 성장하는 데 그친 한국 경제는 아직 연초이긴 하지만 올해 역시 2%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15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의 실질 GDP 성장률은 2.6%로 2012년(2.3%)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최근 5년간 벌써 3번째 2%대 성장으로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수년 전부터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리 경제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경고가 끊이지 않았다.
우리 경제 수준에 비해서 1, 2%대 성장이 고착화된 선진국 경로에 지나치게 빨리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저성장 고착화를 막기 위해 올해도 총력전을 펼 태세다. 우리 힘으로 조절하기 어려운 대외 여건과 별개로, 민간과 내수 중심의 회복세를 지속하기 위해 1분기부터 최대한 재정집행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작년 하반기 재미를 봤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할인행사를 정례화하고 올해부터는 실질성장률에 물가상승률까지 더한 경상성장률을 함께 제시하며 국민의 체감경기 관리에도 나서기로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