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정부가 경기를 살리기 위해 올해 1분기 재정 조기집행 확대 규모를 애초 계획보다 더 늘릴 계획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경기 보완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부총리는 1분기 경기 우려에 대해 "재정의 조기 집행 추가 확대 등 몇 가지(보완대책)를 생각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애초 지난해의 추가경정예산, 소비진작 대책 등의 효과가 소멸되는 올해 1분기의 재정절벽, 소비절벽 등을 막기 위해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원 많은 125조원의 재정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분기 재정 투입이 추가로 더 확대되면 '125조원+α'의 재정이 경기 보완을 위해 사용된다.
유 부총리는 지난해보다 18% 이상 감소한 1월 수출에 대해서는 "저유가로 수출 가격이 너무 많이 떨어졌고 중국이 연초에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원화 가치 하락이 수출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과거와는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면서 "원화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서만 약세를 보였고 중국 위안화와는 동조화되고 있으며 유로화나 엔화에 대해서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하지만 수출 증대를 위한 원화 가치 하락 필요성에 대해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돼야 하고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없다"면서 "급격한 변동이 있을 때 미세조정 정도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판단할 일"이라고 밝혔으며 기재부의 금통위 열석발언권 행사 여부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하겠지만 필요한지는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열석발언권은 금통위에 기재부 차관이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해 정부의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권리다.
최경환 전 부총리가 이끌었던 박근혜 정부의 2기 경제팀은 열석발언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유 부총리는 3기 경제팀이 일자리 창출에 정책방향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데 대해 "성장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성장보다 일자리 중심으로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미"라면서 "과거처럼 성장이 고용을 보장하는 게 아니고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은 청년일자리"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강조하는 구조조정이 고용이나 경기정책과 엇갈린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기업 구조조정도 큰 틀에서 구조개혁의 일부"라면서 "구조개혁이 돼서 (기업의 경쟁력 등이) 강화되면 장기적으로 일자리도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부총리는 경상성장률을 위한 물가 관리와 관련해 "신경을 쓰고 있지만 다루는 수단이 많지 않다"면서 "(경기를 위해) 지난해 같은 블랙프라이데이나 코리아그랜드세일, 주택연금 3종세트 등 총수요 관리 측면의 정책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청년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對) 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유 부총리는 "호소가 제대로 전달됐으면 좋겠다"면서 "국민이 민생관련 입법 촉구 서명에도 참석해주시고 해야될 것은 해야 된다는 여론이 형성되게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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