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부터 아이까지…삼대가 영화관을 찾았다면
설 관객을 놓칠 리 없는 영화사가 연휴 맞춤형 영화를 내놨다. 야하지도, 잔인하지 않은 데다 적당히 웃기고, 적당히 감동적인 '오빠생각', '로봇소리'이 그것이다. 지난달 21일 개봉한 '오빠생각'은 총제작비 100억 원을 투입된 대작이다. 6·25전쟁, 비극적인 동족상잔의 현장에서 작은 목소리로 큰 감동을 전한 어린이합창단의 실화를 담았다. '로봇소리'는 세상의 모든 소리를 녹음하고, 그 소리가 어디서 났는지를 찾아낼 수 있는 고성능 도청 로봇으로 실종된 딸을 찾아 나서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다. 차디찬 고철 로봇을 통해 가슴 뜨거운 가족애를 말한다.
-조카와 놀아주다 지쳤다면
아이들의 눈을 단박에 사로잡을 '쿵푸팬더3'가 답이다. 한국에서는 부지런함과 우직함의 상징인 소가 악당인 설정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영화의 배경은 팬더 마을. 무더기로 나오는 통통한 팬더들이 볼 가득 만두를 욱여넣을 때나 몸을 둥글게 말고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모습은 현기증이 날 만큼 귀엽다. 바람, 향기, 진동이 극대화된 4DX를 선택한다면 효과는 배가 된다. '강해지는 방법은 다른 어떤 것도 아닌 나 스스로가 되는 것'이라는 주제의식도 가슴을 친다. 아이 때문에 갔다가 본인이 더 좋아할 수도 있다.
친척집 대신 강동원을 보러 영화관에 가면 된다. '늑대의 유혹'에선 교복,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는 죄수복, '검은 사제들'에선 사제복까지…여심을 설레게 했던 강동원이 '검사외전'에서 다시 죄수복을 입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과 겹친다고 생각하면 오산. 사형수의 슬픔이 어깨를 짓눌렀던 그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푸른 죄수복을 아무렇게나 롤업해 입고서는 뺀질거린다. 클럽 댄스 음악의 고전격인 '붐바'(흔히 '붐바스틱'이라 불린다)에 맞춰 셔플댄스를 추는 강동원을 즐기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