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중국의 거대 국영 석유기업의 실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중국 대표 국영석유기업 페트로차이나(中石油)가 지난달 29일 공고를 통해 "2015년 순익이 전년 대비 60~7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순익 1000억 위안 선도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 밝혔다고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이 1일 보도했다.
페트로차이나는 지난 2014년만 해도 순익 1071억 위안(약 1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5년 순익은 전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320억~428억 위안(약 5조8200억~ 7조8000억원)사이로 뚝 떨어질 전망이다. 이로써 페트로차이나가 지난 2007년 상하이종합지수 상장과 함께 열어 8년간 지속됐던 '순익 1000억 위안 시대'도 막을 내리게 됐다.
페트로차이나 측은 예상실적 공개와 함께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은 국제유가의 가파른 하락, 국내 천연가스 가격 하향조정 등의 영향을 받은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국자원, 국가사업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에너지 전문 포털사이트 중국에너지망(中國能原網)의 한샤오핑(韓曉平) 수석 정보관은 "페트로차이나 지난해 순익이 급감한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 정보관은 "첫째로 페트로차이나는 중국에서 가장 많은 원유생산 기업으로 관련 비용은 급증하고 국제유가는 하락하면서 타격을 입은 것"이라며 "둘째는 페트로차이나가 정리해고로 활로를 찾은 글로벌 석유기업과 다른 노선을 걸으면서 여전히 막대한 인건비를 껴안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페트로차이나는 중국 3대 국영석유기업 중 중국 국내 원유 생산량이 가장 많다. 지난해 1~3분기 페트로차이나의 중국 국내 원유 생산량이 시노펙(中石化), 중국해양석유총공사(中海油)의 국내 원유 생산량 총합을 넘어섰다. 2015년 1~3분기 페트로차이나는 총 1억20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고 이중 무려 6억1000만 배럴이 중국산이었다.
실적악화는 페트로차이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유가 하락에 중국 경기둔화는 중국 석유기업이 함께 떠안고 있는 심각한 '악재'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 성장률은 25년래 최저치인 6.9%에 그쳤고 올해 1월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경기 위축 국면을 지속하며 3년5개월래 최저 수준을 보였다.
중국 최대 국영석유기업 시노펙의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은 1조5368억3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27.36% 급감했다. 주주귀속 순익도 258억400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49.49%가 감소했다.
중국해양석유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해 1~3분기 중국해양석유 원유부문 영업이익은 363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32.3%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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