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차이나'에 커지는 H지수 ELS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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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0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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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이슬 기자]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외국인이 '셀 차이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면서, 홍콩 H지수를 담은 주가연계증권(ELS)에 수십조원을 투자한 국내 투자자도 갈수록 큰 공포에 빠져들고 있다.

글로벌 주요 헤지펀드가 잇달아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며, 중국·홍콩 증시에서 자금이탈을 더욱 가속하는 상황이다. 현재 원금손실 구간에 들어간 ELS 가운데 약 96%가 2~3년 후에야 만기를 맞지만, 투자자가 느끼는 공포는 쉽사리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헤지펀드 '큰손'들이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을 점치면서 적극적인 베팅에 나서고 있다.

미 헤지펀드인 헤이먼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2015년부터 위안화 약세를 노리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왔다. 올해에는 주식, 원자재, 채권 같은 전통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대폭 줄이고, 위안화나 홍콩달러 같은 아시아 통화 약세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탠리 드러켄밀러와 헤지펀드 매니저 데이비드 테퍼, 데이비드 아인혼이 이끄는 그린라이트 캐피털도 위안화 약세 쪽에 포지션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영향으로 중국에서 빠져나간 돈은 2015년에만 1조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외환보유액도 2014년 중반 4조 달러에 육박했지만, 전년 말에는 3조3000억 달러 수준으로 감소했다.

국제금융협회는 2015년 중국에서 순유출된 자금 규모를 6760억 달러 안팎으로 추산한다. 미 블룸버그도 1조 달러가량이 중국을 빠져나갔을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증시에서 자금이탈은 우리 증시도 요동치게 만들었고, ELS 대량 손실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게 했다.

홍콩 H지수는 1일 하루 만에 96.51포인트(1.17%) 하락한 8144.85로 마감했다. 1월 한때 783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지수는 새해를 시작할 때만 해도 9660선을 넘었지만, 전날까지 1개월 남짓 만에 16% 가까이 추락했다.

우리 금융위원회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전체 H지수 ELS 규모는 약 37조원이고, 이 가운데 3조3000억원어치가 원금손실 구간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당국은 확산되는 'ELS 공포'에도 불구하고, 불안심리를 경계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H지수 ELS 가운데 일부가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했지만, 투자자 손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현재 원금손실 구간에 들어간 ELS 가운데 96.7%가 2018년 이후 만기가 도래한다"며 "앞으로 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회복되면 투자자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업계 시각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 페그제 폐지에 대한 우려가 홍콩 금융시장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며 "H지수 저점이 7300선 안팎에서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설태현 동부증권 연구원은 "H지수는 중국 본토기업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로 맥을 못 추고 있다"며 "앞으로 지수 방향은 달러·위안화 환율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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