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오는 8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이 지카 바이러스를 전세계로 퍼뜨리는 최악의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본토에서 창궐하는 지카 바이러스 예방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여행객 제한까지 검토할 방침을 밝혔다고 AFP통신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자케스 바기네르 브라질 수석장관은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오는 8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에 임신부들이 방문을 자제할 것을 경고했다.
그는 "지카 바이러스의 위험은 임신부에게 심각하다"며 "그 위험을 감수할 수 없기 때문에 올림픽 방문을 권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방침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날 국제 공중보건비상사태를 선언한 뒤 즉각적으로 나온 조치다.
브라질에서는 지난 23일까지 4180건의 소두증 의심 사례가 보고됐고 이 가운데 270여건이 소두증으로 확인됐다. 나머지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앞으로 감염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렇듯 브라질 정부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과학자 다수가 브라질 올림픽이 지카 바이러스가 전 지구촌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물며 과학자들은 지난 2014년 브라질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때 지카 바이러스가 브라질로 유입됐을 것으로 추측한다.당시 브라질 상파울루 지역에서 뎅기열이 갑자기 기승을 부렸었는데 월드컵 개최 수개월전까지만 해도 뎅기열은 브라질에서 매우 드문 질병이었다. 뎅기열 바이러스와 지카 바이러스는 똑같은 종의 모기가 전파한다.
더군다나 미국과 브라질 의학자들이 지카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착수했으나 언제쯤 개발이 완료될 지도 미지수다. 바기네르 수석장관은 "운이 좋다면 백신을 개발할 때까지 3년이 걸리겠지만 5년까지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모기가 주요 매개체인 지카 바이러스는 임신부가 감염될 경우 태아의 두뇌를 손상해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두증을 지닌 신생아의 90%는 나중에 지능이나 신체 발달이 부진한 장애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임신부들의 두려움이 증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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