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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3일 신격호 총괄회장 후견인 지정 첫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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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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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19일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SDJ 코퍼레이션 관계자 등과 함께 건강검진을 위해 롯데호텔을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신 총괄회장은 이날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SDJ 코퍼레이션 제공]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지 어느덧 반년이 지났다.

지난해 7월 27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앞세워 일본으로 건너가 동생 신동빈 롯데 회장을 해임한 것이 불씨를 당겼다.

그동안 신격호 회장과 신동주·동빈 형제 사이에 화해는커녕 갈수록 갈등의 골만 깊어 갔다. 낮 부끄러운 가정 내부 상황까지 언론에 알려지고 신 총괄회장의 롯데호텔 집무실을 놓고 경찰이 출동하기 직전의 상황까지 치닫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분쟁의 분수령이 될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검증을 위한 심리가 3일 오후 4시 서울가정법원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이번 재판은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이자 10남매 중 여덟째인 신정숙 씨가 지난해 12월 18일 신청한 '성년 후견인 신청 지정 요청'에 따른 것이다.

당시 신정숙 씨의 대리인 이 모 변호사는 “93세 고령인 총괄회장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건강이 좋지 않은 데, 최근 가족 간 논란으로 불미스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신청인(신정숙 씨)이 성년후견인 신청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대상으로는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스 하츠코(重光初子) 여사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 4명의 자녀를 지목했다.

서울가정법원은 이번 심리 등을 거쳐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 등에 대한 의료기록 등을 바탕으로 성년후견인 지정이 필요한지, 어떤 사람을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여동생 신정숙 씨가 법원에 제기한 성년 후견인 지정 신청에 대한 보고를 받고 매우 황당해했다"며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 문제는 일본 법정에서도 쟁점이 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제기한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 해임 무효 소송의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롯데홀딩스 측이 신 총괄회장의 인지·판단력에 문제가 있다며 위임장 진의에 대한 이의를 제기해서다.

도쿄지방재판소는 롯데홀딩스에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근거 제시를 요구했고, 지난해 12월 25일 진행 협의 기일을 가졌다. 재판부는 당시 진행협의기일에서 추후 심리 일정을 잡지 못했고 오는 2월 한차례 더 진행 협의 기일을 갖기로 했다.

한국과 일본 양국 법원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 문제가 어디에서나 먼저 확정된다면 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한국 법정의 경우 성년 후견인 지정이 결정되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결국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토대로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게 된다. 이 판결은 일본 재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신 총괄회장이 건강한 것으로 확정되면 신동빈 회장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아버지의 뜻을 거역한 나쁜 아들이 되고, 일본 광윤사나 롯데홀딩스 등 반대세력을 규합한 신 전 부회장의 거센 반격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법정에서의 결정도 똑같은 파장이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자 신 총괄회장이 과연 법정에 서느냐에 쏠리고 있다.

신동부 전 부회장 측 관계자는 2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서울가정법원으로부터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출석요구를 받았을 것”이라며 “내일(3일) 신 총괄회장 등이 법정에 설지에 대해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그룹 측은 “이번 서울가정법원의 후견인지정 신청은 가족 간의 일로 롯데그룹과는 무관하다”고 거리를 두면서도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한국이나 일본 법원이 어떤 결정이 내리느냐는 경영권 분쟁에서 아주 중요한 전환점 역할을 할 것”이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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