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영국 프리미엄 가전제품 업체 다이슨이 또 다시 LG전자와 얼굴을 붉혔다.
다이슨은 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자사의 무선청소기 ‘V6 플러피 헤파’와 LG전자, 일레트로룩스 등 경쟁사 제품의 성능을 비교하는 행사를 열었다.
그라함 도널드 다이슨 수석 모터 엔지니어는 이날 행사에 참석해 “V6 플러피 헤파 제품에는 다이슨이 2억 5000만 파운드 투자해 개발한 자체적인 모터가 장착돼 있다”며 “다이슨의 기술력에 대한 빠른 이해를 돕기 위해 이 같은 비교 시연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다이슨은 이날 행사장에 길이가 같은 타일 3개를 설치한 후 그 위에 베이킹파우더를 다량 도포했다. 이후 다이슨의 V6 플러피 헤파와 경쟁사 무선청소기 2개를 동시에 작동, 각 타일위에 도포된 베이킹파우더를 얼마나 깨끗하게 빨아들이는지를 테스트했다.
경쟁사 청소기 2대는 브랜드를 가린 채 공개됐지만, LG전자의 무선청소기 ‘코드킹 제로스틱’과 일렉트로룩스의 ‘울트라파워’로 알려졌다.
실험 결과는 극명했다.
다이슨의 무선청소기는 한 번의 작동만으로 거의 모든 베이킹파우더를 빨아들인 반면, 일렉트로룩스와 LG전자의 제품은 다소 부진한 흡입력을 보였다. 특히 LG전자 제품은 3개 제품 중 가장 떨어지는 흡입력을 보였다.
이에 LG전자는 “논리에 맞지 않는 비교 테스트”라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비교 시연에 사용된 LG전자 제품이 다이슨 무선 청소기와 비슷한 사양의 프리미엄급이 아닌 저렴한 보급형이라는 것이다.
실제 비교 시연에 사용된 다이슨 V6 플러피 헤파는 119만원의 고가 제품에 속하는 반면, LG 전자의 코드제로 핸드스틱은 29만9000원의 저가 라인에 속하는 제품이다. 일렉트로룩스 울트라파워의 가격은 40만원대에 형성됐다.
LG전자 관계자는 “100만원이 넘는 다이슨 제품과 20만원대의 LG전자 제품을 비교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라며 “LG전자도 90만원 이상의 최고 사양 프리미엄 제품을 갖고 있는데 다이슨은 이를 비교하지 않고 저가 모델을 골라 비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아무리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을 골랐다 해도 3000cc차와 1000cc 경차의 성능을 비교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라며 “다이슨도 40만원대 제품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같은 가격대의 제품끼리 비교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다”고 반발했다.
이 같은 지적에 다이슨 측은 “경쟁사 제품 선택 기준은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 중 다이슨 제품과 같은 카테고리 내 가장 유사한 스펙의 제품을 선택했다”라며 “이번 시연은 타사를 겨냥하기 보다는 저희 기술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고 이해를 돕기 위해 가장 쉬운 대조의 방법을 사용한 것 뿐”이라고 답했다.
다이슨과 LG전자의 이 같은 신경전은 처음이 아니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다이슨이 무선청소기 광고한 사용한 ‘가장 강력한 무선 청소기’라는 문구를 문제 삼아 호주연방법원에 허위광고 금지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한편 다이슨은 이날 한국 청소기 시장에 대한 포부도 드러냈다.
다이슨 PR 담당 발레리토(ValarieTo)는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다이슨 무선청소기에 대한 한국 시장 수요가 400% 이상 성장 했다”며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 적어도 두 배 이상의 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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