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의 임기응변식 환경오염 처리 방식이 환경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시간은 돈, 효율은 생명'을 외치는 '선전속도(深圳速度)'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른 모습이다.
선전시 수질당국이 수질오염 개선을 위해 선전만으로 강물이 흘러 들어가는 입구인 다샤허(大沙河) 하구에서 석회 등 화학물질을 다량 투입해 오염 침전물을 제거하는 실험 작업을 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3일 보도했다.
선전만은 최근 간척사업 등 잇단 개발로 생태환경이 심각하게 오염돼 몸살을 앓고 있다. 이로 인해 선전만 바다 자정능력도 거의 사라진 상태다.
생태 자정능력을 회복하는 데는 보통 10년에서 20년, 심지어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에 선전시 당국이 단기간내 효과를 보기 위해 화학적 수단을 사용하기로 한 것. 당국은 이번 테스트로 수질이 개선되면 향후 더 많은 석회등 화학물질을 강물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화학 물질을 투입하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이유다. 화학적 처리방식은 임기응변식으로 몇 개월 안에 수질이 개선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해양생태계를 파괴시킬 수 있고 조류 등 먹이사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환경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과거 건물을 지으면 사흘에 한층씩 올라갈 정도로 선전시 빠른 발전상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말이 '선전속도' 다. 하지만 속도를 우선하다 보니 안전 규정을 무시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지난 해 선전 산사태와 같은 '인재(人災)'가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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