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지카 바이러스가 남미 대륙에서 창궐하자 이 지역 임신부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낙태를 금지하는 엘살바도르에서 불법 낙태가 기승을 부리며 산모들의 건강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1월 이래 엘살바도르에서는 대략 6000명 이상에 달하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 의심자가 나왔다. 태아에게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에 임신부들은 아이를 낳으려 하지 않는다.
엘살바도르의 한 임신부는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낙태는 우리의 종교 신념에 반한다"며 "그러나 아이를 낳는 것 보다는 낙태가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 낙태를 금지하는 엘살바도르에서 산모가 원한다고 해서 낙태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에 산모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불법 낙태를 받고 있다. 자격증을 소지하지 않은 불법 의사들이 운영하는 곳으로 위생적이지 않을 뿐더러 낙태 후 여성의 건강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독일계 NGO는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들에게 무료 낙태 알약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임신부들이 안전하지 않은 낙태를 받아 산모의 건강까지 위협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낙태허용운동을 벌이고 있는 시민단체 액다티의 운동가 안젤리카 리바스는 "낙태 금지로 야기되는 것은 불법 낙태와 여성의 정신 건강을 위협하는 것 일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낙태 흐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예로 소두증을 극복하고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카롤리나 지아스 카세레스라는 BBC에 "소두증은 머리가 작은 것 이 외에는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다"며 소두증을 마치 괴물인양 여기는 인식 때문에 부모들이 낙태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