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인터뷰] 이열음 "스물한 살, 진짜 이십대의 시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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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0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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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열음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술녀한복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한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1년. 배우 이열음이 이름 석자를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데 걸린 시간이다. KBS2 ‘드라마 스페셜-중학생 A양’에서 부모의 과도한 기대를 이기지 못해 삐뚤어진 병원장집 외동딸을 연기하며 강렬하게 데뷔한 그는 지난해 SBS ‘이혼변호사는 연애중’, KBS2 ‘가족을 지켜라’,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 출연하며 스무 살을 숨 가쁘게 보냈다.

가십이라면 귀를 쫑긋거리며 사족을 못 쓰는 사회 초년생(‘이혼변호사는 연애중’)이 됐다가, 불운한 가정형편 탓하며 한껏 날 선 고교생(KBS2 ‘가족을 지켜라’)을 지나, 병든 속내를 표독함으로 포장(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한 여고생을 연기하며 이열음은 대중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설을 앞두고 만난 이열음은 2015년을 “잊지 못할 한 해”라고 기억했다. “2015년 마지막 날 2015 SBS 연기대상에서 대선배들과 한 해를 마무리한 것도 가슴 벅찼는데 (신인상 격인) 뉴스타상을 받아 정말 기뻤어요. 뉴스타상 수상자들과 SBS 드라마 OST 메들리로 축하무대를 꾸민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었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돌아볼 추억이 생긴 것 같아 좋아요.”
 

배우 이열음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술녀한복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한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사실, 펄떡거리는 신인이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지만 이열음이 유독 눈에 띄었던 이유는 넘치는 에너지를 마냥 발산하지 않고 퍽 능숙하게 조율했기 때문이다. 그 능수능란함을 미리 알아본 소속사 열음엔터테인먼트가 회사명을 가명으로 내줄 정도다. 연예인 2세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그 흔한 금수저 논란도 없이 혼자만의 힘으로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이열음을 직접 만나보니 그 비결이 짐작됐다. “연기를 배우려고 연기학원을 갔는데 어느 순간 학원 선생님에게 칭찬받기 위해 맞춤식 연기를 하는 나를 발견하고 당장 학원을 끊은” 그다.

그 명민함은 연기뿐만 아니라 배우 생활의 중심을 잡는데도 유효하다. “‘고교처세왕’ 당시 안하무인인 캐릭터 때문에 욕을 좀 먹었어요. 진짜 힘들었죠. (당시 이열음은 방영 중 열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쏟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댓글들이 나, 이열음이 아닌 이열음이 연기하는 캐릭터를 향한 것이라는 것을 알아요. 그게 캐릭터가 인정받는 또 다른 방식이라는 것도요. 이제는 내심 뿌듯할 때도 있다니까요.”

이열음은 자신이 배우를 꿈꾸게 된 과정을 “자연스럽다”고 표현했다. “엄마(KBS 11기 공채 탤런트 윤영주)가 배우니까요. 자식이 부모의 직업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거잖아요. 중3 때 연기 학원을 몇 달 다녔는데 그때 찍은 프로필 사진을 엄마 카카오스토리에서 보고 여기저기서 연락이 왔어요. 원래 데뷔를 빨리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러브콜을 많이 받다 보니까 ‘지금이 적기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배우 이열음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술녀한복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한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치열한 1년을 보낸 이열음은 오랜만에 단 휴식을 즐기고 있는 중이다. 인터뷰를 위해 오랜만에 아침 일찍 메이크업을 받으면서 졸다가 ‘아 지난해에는 내내 이렇게 살았지’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힘들었지만 참 알찬 한해였다. 그만큼 빨리 많은 게 쌓였으니까. 지난해에는 해내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잘’ 해내는 법을 깨우쳐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열음은 3월 첫 방송 예정인 MBC 월화드라마 ‘폭군’(가제)으로 2016년 활동의 신호탄을 쏜다. 바쁜 나날이 예정된 만큼 설 연휴에는 가족과 보내겠다고 했다. “지난 추석 때도 촬영 때문에 가족과 있지 못했어요. 이번 연휴에는 친척들과 떡국 먹어야죠. 신정에는 떡국 대신 엄마표 떡볶이를 먹었거든요. 상 탔을 때만 먹을 수 있는 특별 메뉴죠.”

스물한 살이 된 이열음은 “이제 본격적인 이십 대의 시작”이라며 눈빛을 반짝거렸다. “스무 살은 이십 대를 잘 보내기 위해 기틀을 닦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부지런히 밭을 갈았으니 이제 진짜 씨를 뿌릴 시간이죠. 아주경제 독자 여러분. 2016년에는 더 좋은 일들만 많이 생기시길 바랄게요. 저 이열음도 더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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