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십이라면 귀를 쫑긋거리며 사족을 못 쓰는 사회 초년생(‘이혼변호사는 연애중’)이 됐다가, 불운한 가정형편 탓하며 한껏 날 선 고교생(KBS2 ‘가족을 지켜라’)을 지나, 병든 속내를 표독함으로 포장(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한 여고생을 연기하며 이열음은 대중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설을 앞두고 만난 이열음은 2015년을 “잊지 못할 한 해”라고 기억했다. “2015년 마지막 날 2015 SBS 연기대상에서 대선배들과 한 해를 마무리한 것도 가슴 벅찼는데 (신인상 격인) 뉴스타상을 받아 정말 기뻤어요. 뉴스타상 수상자들과 SBS 드라마 OST 메들리로 축하무대를 꾸민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었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돌아볼 추억이 생긴 것 같아 좋아요.”
그 명민함은 연기뿐만 아니라 배우 생활의 중심을 잡는데도 유효하다. “‘고교처세왕’ 당시 안하무인인 캐릭터 때문에 욕을 좀 먹었어요. 진짜 힘들었죠. (당시 이열음은 방영 중 열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쏟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댓글들이 나, 이열음이 아닌 이열음이 연기하는 캐릭터를 향한 것이라는 것을 알아요. 그게 캐릭터가 인정받는 또 다른 방식이라는 것도요. 이제는 내심 뿌듯할 때도 있다니까요.”
이열음은 자신이 배우를 꿈꾸게 된 과정을 “자연스럽다”고 표현했다. “엄마(KBS 11기 공채 탤런트 윤영주)가 배우니까요. 자식이 부모의 직업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거잖아요. 중3 때 연기 학원을 몇 달 다녔는데 그때 찍은 프로필 사진을 엄마 카카오스토리에서 보고 여기저기서 연락이 왔어요. 원래 데뷔를 빨리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러브콜을 많이 받다 보니까 ‘지금이 적기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열음은 3월 첫 방송 예정인 MBC 월화드라마 ‘폭군’(가제)으로 2016년 활동의 신호탄을 쏜다. 바쁜 나날이 예정된 만큼 설 연휴에는 가족과 보내겠다고 했다. “지난 추석 때도 촬영 때문에 가족과 있지 못했어요. 이번 연휴에는 친척들과 떡국 먹어야죠. 신정에는 떡국 대신 엄마표 떡볶이를 먹었거든요. 상 탔을 때만 먹을 수 있는 특별 메뉴죠.”
스물한 살이 된 이열음은 “이제 본격적인 이십 대의 시작”이라며 눈빛을 반짝거렸다. “스무 살은 이십 대를 잘 보내기 위해 기틀을 닦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부지런히 밭을 갈았으니 이제 진짜 씨를 뿌릴 시간이죠. 아주경제 독자 여러분. 2016년에는 더 좋은 일들만 많이 생기시길 바랄게요. 저 이열음도 더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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