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성장률 둔화…국내은행 해외진출 상징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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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0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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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등으로 국내 은행들의 현지 네트워크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은 신규 네트워크 설치를 제한하거나 사업 포트폴리오 수정 등의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본 마이너스 금리…"수익성 악화 요인"

현재 KB국민·우리·신한·KEB하나·IBK농협 등 상당수 대형 은행들은 중국과 일본에 해외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은행들이 가장 먼저 앞 다퉈 진출했던 지역으로 그만큼 해외 진출 상징성을 보유한 지역이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일본은행(BOJ)이 5년여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조정하며 유례없던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해당 지역에서의 실적에도 비상이 걸렸다.

일본의 경우 신한은행이 현지법인인 SBJ은행을 운영하며 10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민·우리·KEB하나·기업은행은 지점 형태로만 설치한 상태다.

특히 지점이 아닌 현지법인을 보유한 신한은행에서의 일본 내 실적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일본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 치명적이진 않지만 수익성 악화 요인인 것은 분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신한은행 고위관계자는 "예금으로 조달한 자금을 중앙은행에 맡기려면 돈을 내야하는 상황이어서 다른 은행에 맡겨야 하지만 받아주지 않는 상황"이라며 "때문에 대출을 확대해야 하지만 금리가 낮아져 대출을 늘려도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금리가 0.1%에서 –0.1%로 0.2%포인트 떨어졌기 때문에 수익은 그 중간값인 0.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마이너스 금리 적용이 시작되는 1분기보다 2분기부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로 인해 국내 은행들의 일본 현지 실적 역시 또 다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은행들은 과거 일본 현지 지점장들의 부실대출에 따른 영업정지 여파로 실적이 축소된 바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 일본 지역 네트워크(KDB산업·수출입은행 포함) 당기순이익은 5670만달러였으나 다음 해 33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2014년에는 3140만달러로 흑자전환했으며 지난해 상반기에는 2270만달러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다른 시중은행의 경우 지점 형태로 비교적 소규모로 운영하는 만큼 마이너스 금리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다른 은행 고위관계자는 "(네트워크)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일본 내 저금리 기조가 워낙 장기화됐던 터라 마이너스 금리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흔들리는 네트워크 확장 중심축 '중국'

중국의 경우 최근 몇 년간 국내 은행들이 해외 네트워크 확장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던 지역이다. 그러나 중국 성장률 둔화에 따라 경착륙 우려까지 불거지면서 국내 은행들은 현지 실적 악화를 면치 못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국내 은행들의 중국법인은 대부분 적자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중국유한공사의 경우 5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중국우리은행은 18억원의 적자를 입었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역시 36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만 15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은행들의 중국 진출 전략을 보수적으로 전환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 순손실을 기록한 은행을 중심으로 중국 내 추가 네트워크 설치를 중단하며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었다.

우리은행은 중국 내 지점인가 신청 절차를 진행 중이었던 심양과 톈진을 제외하고는 올해 추가 지점을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심양과 톈진의 경우 지난해부터 신청 절차가 추진 중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추가되는 영업망이 없는 셈이다.

우리은행 고위관계자는 "해외 진출 전략과 관련해 중국에 대해서는 속도 및 자본금 조절에 나설 계획"이라며 "충당금 규제가 강화된 데다 금리도 낮아지는 등 현지 경영 환경이 악화돼 조금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역시 지난해 12월 상하이분행을 개점했으나 올해에는 추가하지 않는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미 진출한 해외 네트워크의 체제를 정비하고 기타 국가의 네트워크를 지점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중국을 제외한 동남아 국가들에 집중하고 있지만 중국 시장은 여전히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며 "중국 내에서 공격적인 네트워크 확장보다는 내실화에 집중하는 1년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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