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자 육상 선수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을 배출한 마쥔런 감독이 선수들에게 에리트로포이에틴(Erythropoietin·EPO)을 강제로 투입해왔다는 내용이 담긴 책이 발간됐다고 환구시보(環球時報)가 4일 보도했다. 이 약물은 산소 공급을 돕는 적혈구 생성을 촉진해 지구력을 향상시키는 약물로 스포츠계에서 불법이다.
저자인 자오쥐는 1995년 마 감독에게 훈련을 받은 여성 육상선수 10명의 친필 사인이 담긴 복사본도 공개했다. 사인을 한 선수 중에는 세계 여자 육상 1만km(29분31초78) 세계 기록 보유자인 왕쥔샤(王軍霞)도 포함돼있다.
자오쥐는 1998년 마쥔런에 대한 책을 냈지만 도핑과 관련한 부분은 뺀 뒤였다. 그는 "당시에는 내용이 너무 민감하다고 생각했다"며 "이제 스포츠를 보는 중국인들의 인식이 바뀌었다고 생각해 관련 내용을 추가해 발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계기로 스포츠와 올림픽 경쟁이 더 건전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자오쥐는 마 감독이 1991년부터 선수들에게 약물을 복용시켰다고 전했다. 중국 육상 선수들은 1993년과 1995년에는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았지만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약물 사용이 발각됐다.
자오지성 베이징보통대학교 부교수는 "1990년대는 소변으로만 도핑 테스트를 진행해 EPO 투약 여부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PO는 소변 검사로 투약 여부가 드러나지 않는다.
마 감독이 이끈 일명 마군단(馬軍團)은 1992년 세계 청소년 육상경기에서 금메달 4개를 따냈으며 1993년 독을 슈투가르트에서 열린 세계육상경기에서는 금은동을 모두 차지해 중국 육상 경기의 돌풍을 일으켰다. 이해 마감독은 중국육상협회가 수여한 '전국 최우수감독' 칭호를 받기도 했다. 마쥔런은 시드니 올림픽 부진 이후 2004년 감독 및 랴오닝(遼寧)성 체육부 부서기직을 내려놓고 육상계를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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