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헤드폰 몸값이 뜬다…음향기기 ‘고급화’ 경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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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0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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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하이저의 최고급 헤드폰 ‘HE 1060 & HEV 1060’ [사진=젠하이저 제공]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이어폰과 헤드폰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과거 단순히 음악을 듣기 위한 수단으로만 취급받던 이어폰과 헤드폰이 이젠 고음질 사운드를 경험하기 위한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불황이 장기화할수록 과시적 소비보다는 특별한 취미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가치소비'가 자리 잡고 스마트폰 등 휴대용 디바이스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마니아층들의 하이파이 사운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 리서치 조사기관 FMI(Future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한국의 헤드폰·이어폰 제품 출하량은 2억240만대를 기록, 향후 10년 이내 연평균 9% 이상의 꾸준한 성장률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 가장 큰 시장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포미족(FOR ME) 등 나 자신을 위한 가치소비를 하는 사람들이 증가했고, 우리나라 스포츠웨어 트렌드가 아웃도어(등산복)에서 애슬레저(Athleisure, 여가와 운동의 합성어)룩으로 전환하면서 패션 액세서리로서의 명품 헤드폰, 이어폰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글로벌 음향 기기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으로 일제히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글로벌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인 젠하이저, 슈어, 뱅앤올룹슨 등이 8~10년의 제품 개발 기간을 거친 최고가 헤드폰 및 이어폰을 선보이는 등 국내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먼저 독일 오디오 브랜드 젠하이저는 지난해 11월 공개한 최고급 헤드폰 ‘HE 1060 & HEV 1060’를 필두로 국내 오디오 마니아층 공략에 나선다.

HE 1060 & HEV 1060은 최정예 전문가 연구진이 지난 10년간 연구해 내놓은 제품으로, 진공관을 사용한 튜브 앰프(tube amplifier)와 트랜지스터 앰프(transistor amplifier)의 장점을 모두 갖춘 것이 특징이다.

해당 제품은 올해 중순부터 전량 독일에서 수작업으로 생산될 예정이며 가격은 5만 유로(한화 약 6600만원)로 책정될 예정이다. 이는 헤드폰 업계 최고 수준의 가격이다.

이동용 젠하이저 코리아 부사장은 “주로 마니아층의 비싼 취미로 인식됐던 하이파이(고급 음향기기) 오디오 세계가 일반 유저들도 즐길 수 있는 보편화된 취미로 변화하면서, ‘헤드파이’ (Head-Fi, Hi-Fi와 헤드폰의 합성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최고가 이어폰을 내놓은 곳은 미국 음향 장비 업체 ‘슈어(SHURE)’다.

슈어는 지난달 395만원 가격으로 세계 최초의 밀폐형 정전식 이어폰 ‘KSE1500’를 국내 출시했다. KSE1500은 밀폐형 정전식 이어폰과 DAC(디지털-아날로그 컨버터), 앰프가 하나로 포함된 제품으로, 개발 제작 기간만 약 8년이 걸렸다.

슈어측 관계자는 “정전식 이어폰을 쉽게 설명하자면 볼링공과 탁구공에 비유할 수 있다”며 “일반 이어폰이 볼링공이라면 정전식 이어폰은 탁구공이 움직이는 것만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소리를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덴마크 음향 기기 브랜드 뱅앤올룹슨(B&O)도 고가 이어폰 및 헤드셋으로 국내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출사표를 던졌다.

뱅앤올룹슨은 지난해 10월 프리미엄 블루투스 헤드폰 ‘베오플레이 H7(BeoPlay H7)’과 인이어 이어폰 ‘베오플레이 H3 ANC(BeoPlay H3 ANC)를 출시했다.

베오플레이 H7은 네오디뮴 자석으로 만든 40㎜ 드라이버를 채용해 귀로 향하는 소리의 각도와 거리를 보완한 것이 특징이며 가격은 63만원이다. 베오플레이 H3 ANC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Active Noise Cancellation)을 통해 소리의 누출을 최소했다. 가격은 35만원이다.

튜 맨토니 뱅앤올룹슨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월 서울 압구정 매장 리뉴얼 개관식에 참석해 “한국의 압구정 본점은 3년 연속 전세계 700개 매장 중 탑 5에 들어갈 정도로 성공적인 곳”이라며 “1년 내 100곳, 3년 내 200곳의 판매방을 확충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뱅앤올룹슨은 국내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의 성장과 함께 지난 2006년부터 연평균 8% 이상의 고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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